KPI뉴스 - 금리 상승에 집값은 하락세…위험 닥친 2030 '영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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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에 집값은 하락세…위험 닥친 2030 '영끌'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12-20 16:58:55
매수 실종…"1~2억 낮춘 급매물만 거래돼"
"무거운 이자부담에 부동산 폭락 위험 커져"
A(29·남) 씨는 올해 7월 경기도 수원시의 한 구축 아파트를 약 7억 원에 매수했다. 결혼 전이었지만, 상반기에만 이미 집값이 1~2억 원씩 올랐다는 뉴스에 불안감을 견디기 힘들어서였다. 자기자본이 5000만 원뿐이었던 A 씨는 4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끼고, 2억5000만 원의 은행 대출을 받았다. 대출 한도가 모자라서 부모 명의까지 빌렸다. 

A 씨가 매달 내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약 150만 원으로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내고 있다. 처음에는 '내 집 마련'이 기뻤지만, 연말이 되면서 A 씨는 한숨만 늘고 있다. 금리가 자꾸 올라 내년에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우려되는데, 집값까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A 씨와 같은 아파트의 유사 평형 중 6억 원 정도까지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왔다. 
 
B(32·여) 씨는 남편과 합의를 통해 실거주 목적으로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한 아파트를 약 11억 원에 샀다.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판단도 있었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될 경우 집값이 더 상승할 거란 기대감도 작용했다. 

하지만 GTX 개통 소식이 들리기 전에 집값이 먼저 하락세로 돌아섰다. B 씨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6개월 전보다 2억 원 넘게 떨어진 매물까지 나왔다. 

높은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도 고민거리다. B 씨는 주택 매수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뿐 아니라 2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린 탓에 매달 원리금 상환액이 약 600만 원에 달한다. B 씨 부부는 맞벌이지만, 소득의 70% 가까운 돈을 빚 갚는데 써야 돼 무척 부담이 크다. 

▲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집값은 하락 기조로 돌아서 2030 '영끌'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UPI뉴스 자료사진]

최근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산 2030 투자자들의 불안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우선 "상투를 잡았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2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51.8로 전주(57.4)보다 5.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19년 6월 둘째 주(46.9)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최근 두세 달 동안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8월 셋째주까지만 해도 112.3으로 매도 우위가 뚜렷했다. 그러나 10월 첫째주(96.9) 매수 우위로 돌아서더니 11월 첫째주 74.0, 12월 첫째주 57.4 등 계속해서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잠정치)은 1233건으로 10월(2313건)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올 6∼11월 아파트 거래량(1만8629건)은 전년동기(4만5699건)의 41% 수준이다.

금리 변화가 제일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올랐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에 3회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등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주택 매수세를 크게 위축시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자부담 때문에 매수 수요 태반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두 달 전보다 주택 매물은 크게 늘었는데, 매수자가 없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에 비해 가격을 수천만 원 낮춰도 매수자가 없다"며 "최소 1억 이상 내린 급매물이 나와야 관심을 가지는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 외곽 지역이나 경기도 GTX 라인 등 갑자기 크게 오른 아파트일수록 가격이 더 빠르게 후퇴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보유세 부담 등 탓에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얼어붙은 시장은 당연히 가격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GS건설이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부동산 전문가 토론에서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한은 기준금리가 1.5%가 되면 집값은 올해 6월 대비 10~17% 가량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도 "서울, 경기, 세종 등 이미 상승세가 컸던 지역 위주로 내년에 집값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오름세는 2030 '영끌' 투자자들에게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라는 또 다른 고민거리도 안긴다. 이미 은행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모두 최고금리가 5%선을 넘겼다. 신용대출 역시 5%에 근접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전부 1~1.5%포인트 가량 뛰었다"며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상승폭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뜩이나 영끌 투자자들은 부모 명의를 빌리거나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서까지 대출을 받는 등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빚을 짊어지고 있다. 금리가 계속 오를수록 이들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의 핵심은 결국 금리"라면서 "빚에 몰린 주택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집값이 순식간에 폭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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