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국군포로 문제 첫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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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국군포로 문제 첫 반영

김당
기사승인 : 2021-11-09 09:58:20
책임 추궁과 코로나 대응 협력 강조…"책임 규명 16번 언급"
북한의 코로나19 대응∙백신 분배 비협조로 건강권 침해 우려
北 외무성 "허위날조 자료들로 가득 채워진 모략적인 결의안"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한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에서 "송환되지 않은 전쟁포로들과 그 후손의 계속되는 인권 침해 혐의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한국전쟁 국군포로에 대한 우려를 처음으로 명시했다.

▲ 지난 2018년 11월 당시 유엔총회는 본회의에서 북한 인권 침해를 비판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14년 연속으로 채택했다. [뉴시스]

또한 EU의 올해 결의안은 예년처럼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상황과 불처벌 문화의 만연, 인권 침해와 학대에 대한 책임 규명 결여에 관해 깊이 우려한다"며 총 10개 항에 걸쳐 '책임 규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허위날조 자료들로 가득 채워진 모략적인 결의안"이라며 "유럽동맹 나라들은 제 집안의 인권오물이나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거칠게 반발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9일 결의안 초안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책임 규명' 단어가 모두 16번 언급됐는데, 이는 지금까지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 결의안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새롭게 추가한 17항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협력해 향후 책임 규명을 위한 전략 개발과 국제법에 따라 북한에서 국제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에 대한 수사와 기소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올해 결의안은 또 북한 내 인도적 위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북한 당국의 비협조에 우려를 나타내며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적극 촉구했다.

VOA는 지난해 결의안에서는 코로나19를 4번 언급했지만 올해는 11번을 언급하며 북한 지도부의 장기간에 걸친 국경 봉쇄 등 코로나 팬데믹과 대응 조치가 주민들에게 미칠 부정적 타격을 우려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의안은 특히 북한 당국에 백신 공동구매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등 관련 기구들과 협력해 코로나 백신의 시의적절한 전달과 분배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는 북한 주민 개개인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라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 개개인은 국제 요원들의 입국과 생명을 살리는 인도적 지원 수송의 우선순위 등 세계보건기구(WHO)가 제공하는 지침과 모범사례에 따라 최고 수준에 달하는 건강권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결의안은 또 "송환되지 않은 전쟁포로들과 그 후손의 계속되는 인권 침해 혐의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한국전쟁 국군포로에 대한 우려를 처음으로 명시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한국전쟁 중 최소 5만 명의 국군포로가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은 채 광산 등지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에 시달렸으며, 500여 명의 생존자가 여전히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산했었다.

이와 관련 한국의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한국 안팎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국군포로 문제가 유엔총회 결의안에 최초로 담긴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며,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적극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VOA에 밝혔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지난 6월 "국군포로에 대해선 한번도 정부 내에서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한 적이 없었다"면서 대통령 직속 '국군포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정부가 매년 국군포로 기본 정책을 국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내용의 국군포로 진상규명·명예회복법을 발의한 바 있다.

북한은 국군포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결의안은 예년처럼 북한 지도부에 "정치범 수용소의 즉각적인 폐쇄와 모든 정치범을 조건 없이 지체하지 말고 석방할 것"을 촉구하면서 처음으로 넬슨 만델라 규정으로 불리는 '수감자 처우에 관한 최소한의 유엔 기준 규정'의 준수를 촉구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은 8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리상림 조선-유럽협회 회장 명의의 '유럽동맹나라들은 제 집안의 인권오물이나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글을 통해 "허위날조 자료들로 가득 채워진 모략적인 결의안"이라고 반발했다.

리 회장은 2003년 4월 EU의 첫 북한인권결의안 상정을 "당시 우리 국가를 '악의 축'으로 지정하고 동맹국들까지 내몰아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던 미국에 대한 맹종이 빚어낸 정치적 적대행위였다"며 "그때로부터 유럽동맹은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편승하여 해마다 유엔 무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인권결의안'을 반복적으로 들고나와 강압채택하는 대결 일변도에 매여 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우리의 인권기준, 우리의 인권실천은 전적으로 우리 인민의 요구와 지향, 이익을 따른다"면서 "뿌리 깊은 인종주의, 인종차별, 피난민 학대, 경찰폭력, 살인, 성폭행 등 세인을 경악케 하는 온갖 인권유린 악폐가 만연하는 곳이 다름 아닌 유럽동맹나라들"이라며 비난했다.

이어 "최악의 인권기록을 가지고 있는 유럽동맹나라들은 제 할 일부터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제 집안의 인권오물들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외교관 출신 조태용 의원과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12명은 지난 5일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올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는 일본과 프랑스 등 35개 국가가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는데, 한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9년부터 공동제안국에 불참하고 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이달 중순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안할 때 17년 연속 결의안 채택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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