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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공채에도 뚜렷한 '문송합니다'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1-10-19 16:37:46
일반 직렬에도 ICT 능력 요구…수시채용은 디지털·ICT 위주로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란 뜻이다. 이공계 출신에 비해 문과 출신의 취업이 훨씬 힘든 현실을 빗댄, 자조적 표현이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이제 익숙한 레토릭이다. 

최근 시중은행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에서도 '문송~'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문과 출신들의 최선호 직장 중 하나인 은행권조차 문과 출신들에게 점점 '좁은문'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 국내 시중은행 [UPI뉴스 자료사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5일까지 하반기 공채 지원서를 접수받아 두 자릿수의 신입행원을 뽑는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공채 서류접수를 진행했으며, 총 27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달 7일부터 23일까지 지원서를 받은 신한은행은 250명을 뽑을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아직 하반기 공채 일정 및 규모를 확정짓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신한·우리은행 공채 모두 디지털과 정보통신기술(ICT)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ICT 인력을 따로 뽑는 것은 물론 일반 직렬에도 관련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필기시험에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가 포함돼 있으며, 1차 면접에서도 디지털 역량 평가를 한다.

국민은행도 필기시험에서 디지털 활용 능력을 평가한다. 또 1차 면접에서는 '데이터의 이해와 활용', 'IT비즈니스' 등을 묻는다.

우리은행 역시 자기소개서에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빅테크기업' 등에 대해 논하도록 요구하는 등 디지털 능력 평가에 무게를 뒀다. 모두 문과 출신에게는 쉽지 않고, 이공계 출신에게 유리한 평가 방식이다.

그뿐이 아니다. 은행들은 공채 외에 종종 수시채용도 하는데, 대부분 디지털·ICT 인력 위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던 트렌드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금융서비스 중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비중이 70.6%에 달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조회서비스는 인터넷뱅킹이 93.2%를 차지했다.

특히 모바일뱅킹 일 평균 이용금액이 12조5891억 원에 달해 전기 대비 19.8% 급증했다. 12조 원을 넘긴 건 올해 상반기가 최초다.

그만큼 갈수록 인터넷·모바일뱅킹 비중이 늘어나니 은행도 디지털에 진력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디지털 인력을 뽑는 것뿐 아니라 기존 인력의 디지털 능력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과 출신들에게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한 문과 출신 취업준비생은 "문과 출신이 설 땅은 점점 좁아지는 듯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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