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美 언론∙전문가들 "北 열병식, 내부결속 강화용"…'살 빠진' 김정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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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전문가들 "北 열병식, 내부결속 강화용"…'살 빠진' 김정은 주목

김당
기사승인 : 2021-09-10 08:54:44
WSJ "열병식 주제는 '계속 버티자'"…CNN, 주황색 '방역 부대' 주목
미 전문가들 "북한 조용한 열병식…경제난∙코로나 방역 집중하는 듯"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정권수립일에 진행한 심야 열병식을 유엔의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사기를 높이는 등 내부 결속 강화에 중점을 둔 '국내용'이라고 분석했다.
 

▲ 9일 새벽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9.9절 경축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9일 새벽 0시에 정권수립73주년 기념(9∙9절) 경축 행사로 진행한 심야 열병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즈(NYT)는 9일(현지시간) 북한의 이번 열병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신형무기 공개 등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요소가 빠진 데 주목했다. 또한 정규군 대신 북한의 대규모 SOC(사회기반시설) 사업에 동원되었던 예비군이 등장한 것도 이번 열병식의 특징으로 꼽았다.

 

NYT는 이화여대 레이프-에릭 이즐리 교수를 인용해 "북한 사회는 김정은 정권의 결정들로 인해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번 열병식은 (국가의) 힘을 보여주고 사기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로 북한의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열병식은 "북한 지도자의 핵∙미사일 무기고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를 다루는 군대 대신 수도인 평양을 보호하는 준군사 조직과 경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열병식의 메시지는 국내 청중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기존보다 한층 수위가 낮아진 이번 행사는 "북한이 직면한 가혹한 도전을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WP에 "북한은 경제 재건과 홍수 피해 지역을 위한 캠페인에 민간인을 동원해야 하는 동시에 군사적 규율도 강화해야 한다"며 "지도부가 이들을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할 방법은 이들을 열병식을 통해 선보이는 것 외에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번 열병식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것이지만 미국이나 한국에 메시지를 보내기보다 주민들을 결집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문가를 인용해 최근 북한에서 열린 열병식들의 주제는 '계속 버티자'라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UPI 통신도 아산정책연구원의 고명현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목요일의 퍼레이드는 경제 위기 속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기가 없는 퍼레이드는 내부의 결속과 단결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 9일 새벽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 경축 열병식에서 주황색 방역복과 방독면을 쓴 방역 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CNN
방송은 주황색 방역복을 입고 방독면을 착용한 이른바 '방역 부대'가 열병식에 등장한 사실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은둔으로 악명이 높은 북한은 코로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2020년 외부 세계와의 모든 관계를 끊었고 지금까지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을 맞아 민간조직과 비정규군 중심으로 열병식을 연 것은 주로 '국내용'이라고 분석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북한 정부가 현재 국내적 도전에 집중하고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북한이 집중하는 국내 현안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이로 인한 경제난을 꼽았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은 "이번 열병식을 통한 대외 메시지는 확실치 않다"며 "다만 북한 지도부가 앞서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보복을 공언했고 이것이 아직 안 이뤄진 데 대해 사람들은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이어 "따라서 (보복과 관련해)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주시해야 하겠지만, 이번 열병식은 국내에 집중된 행사"라고 덧붙였다.

 

▲ 9일 새벽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9.9절 경축 열병식에서 군견수색종대가 행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앞서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당 부장의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암담하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남측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나타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된 모습에도 주목했다.

 

AP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몇 년 전보다 더 날씬하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일상적인 활동을 고려할 때 건강상의 문제라기보다는 건강 개선을 위한 노력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치적인 목적도 있을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젊고 활기찬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미지 구축 노력은 홍수로 파괴된 경제와 지역사회를 재건하기 위한 노력으로 민방위 부대를 선보이고 단결을 위한 국내 메시지를 강조한 이번 열병식과 보조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 9일 새벽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9.9절 경축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소년단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참석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WP도 "김정은은 몇 달 전 살이 많이 빠졌던 연초보다도 눈에 띄게 날씬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일상적인 공개 활동을 이어왔기 때문에 살이 빠진 것은 질환의 징후라기보다는 건강 개선을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 열병식에서 이목을 끈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라며, 그는 "더 날씬하고 얼굴은 황갈색으로 그을렸으며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머리 모양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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