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싫은 건 못 참는 이재명…발끈·답변거부 '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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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건 못 참는 이재명…발끈·답변거부 '태도' 논란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1-09-03 11:16:21
도의회 본회의서 與 의원 비판에 발언 중 나가버려
'적폐 정치'로 국민의힘 규정…"의회·野 무시" 반발
황교익·조국·언론법 현안 답변과 도덕성 검증 회피
정세균 "답 피하는 나쁜 버릇"…대권후보 자격 문제

3일 오전 경기도청 신관 앞.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 지사가 전날 도의회 본회의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이 지사는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도의원들을 향해 감정 섞인 험구를 쏟아냈다. "국민을 속이는 적폐정치, 구태정치의 대표사례"라는 것이다. "존경하는, 아니 존경 안한다, 솔직히"라며 '속내'도 털어놨다. 

▲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3일 경기도청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도의원 6명은 이날 회견에서 "'대권병' 중증 이 지사가 지사 찬스를 넘어 적폐의 길로 들어섰다"고 성토했다. 또 "적폐 규정에 사과하고 지사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전날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신정현 도의원이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 나섰다. 신 의원은 경기도가 언론 홍보비 사용 내역 자료를 제출하라는 의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경기도에서는 (도의원) 배지가 한없이 가볍고 볼품 없어졌고 의원 권한과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대권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을 차단하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지사직을 사수한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듣고 있던 이 지사는 중간에 일어나 회의장을 나갔다. 의원 발언이 끝날때까지 기다리지도 않았다. 자신에 대한 공격에 기분 나빠 발끈한 모양새로 비친다. 신 의원은 "의회 무시를 지적하고 있는데 도지사가 중간에 나가버리는게 말이 되느냐"고 쏘아붙였다. 신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한 중견 인사는 "이 지사처럼 광역단체장이 광역의회 본회의 중 의원 발언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건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국회도 무시할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정 파트너인 야당을 적폐로 몰고 같은 당 소속 도의원도 깔보는 태도는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다"고도 했다.

싫은 건 참지 못하는 '이재명 스타일'. 국가 지도자 자질과 이미지를 까먹는 '발끈 모드'는 좀체 바뀌질 않는다.

사례는 많다. 우선 '여배우 스캔들 알레르기'가 꼽힌다.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 이 말은 '품격 문제'를 빚으며 아직도 회자된다.

▲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선택적 침묵' 논란은 그 연장선장에 있다. 곤란한 질문엔 즉답을 피하거나 답변을 거부한다.

이 지사는 지난달 16일 캠프 사무실에서 취재진이 '황교익 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에 대한 생각을 물어도 되냐'고 하자 "아니오"라고 했다. 취재진이 재차 질문하려 하자 손사래를 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지사가 집권해 기자회견을 하면 불리한 질문 자체가 원천봉쇄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당내 대선주자 1대 1 토론에서 민감한 쟁점에 즉답을 회피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부산대 입학취소 처분, 청와대의 검찰개혁 속도조절론 등등.

이 지사는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 공약 재원 마련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를 따지자 이 지사는 화제 전환을 시도했다. 정 전 총리의 '미래씨앗통장' 정책의 재원 마련 방안을 되물은 것이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는 누가 질문을 하면 답을 안하고 피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고 직격했다.

정국 최대 현안인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6일 민주당 워크숍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제가 의원도 아닌데 (언론중재법 입법 과정을) 지켜보는 입장이니까 잘 모르죠 뭐"라고 했다. "원내 일이야 원내에서 하겠죠"라고 피해갔다.

이 지사에게 친화적이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마저 짜증냈을 정도였다.

이 지사가 도덕성 검증을 '네거티브'로 몰아 무시하는 것도 답변 회피의 일환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10일 가까이 '무료 변론' 규명을 요구했지만 이 지사는 응하지 않고 있다. 
  
이 지사 대응은 대선 전략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라면 선거 유불리를 떠나 유권자를 먼저 생각해야한다.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고 각종 검증에 성실히 임하는 게 기본 책무다. 의회와 언론을 중시하고 경쟁 상대방을 배려하는 '지도자 품격'은 필수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지도자급 인사가 언론과 국민의 검증 요구에 신경질적인 감정 대응을 해서는 안된다"며 "태도 변화가 없다면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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