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방역 대전환' 논의 차단한 정부…"무사안일 또는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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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대전환' 논의 차단한 정부…"무사안일 또는 무능"

이원영
기사승인 : 2021-08-12 16:50:25
확진자 중심 방역 한계 직면
전문가들 패러다임 전환 주장
당국, 방역 대전환 공론화해야
거리두기와 백신으로 코로나19를 끝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이젠 일반 국민들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 입에서는 방역체계의 전환을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확진자 숫자세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역으로는 코로나를 종결시킬 수도, 국민들의 삶을 회복시킬 수도 없으니 영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중증 환자 치료 중심으로 방역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제언이다.

'방역 독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론화를 차단한 일방적인 방역 정책에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전문가들이 '방역 전환'을 주장하는 것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일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사코 고사하던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이전의 방역 공식이 델타변이에는 통하지 않는데 우리사회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를 8월 중에는 반드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델타 변이로 집단면역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확진자 중심의 방역을 중증자 치료 위주로 재편해야 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도 지난달 말 UPI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5차유행은 올 것이고, 종식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치명률이 크게 낮아진 만큼 중증자 치료 위주로 방역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 김 교수 모두 현 방역 방식의 한계를 직시하고 '코로나와 함께 살기(with corona)'로 전환하면서 국민들의 삶을 피폐케 하는 각종 제한조치들은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는 데 생각이 일치하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전문가들 중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효율적인 방역 정책 수립을 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될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최근 들어 언론들도 '방역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한 것도 의미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런 논의에 대응하는 모습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2일 브리핑에서 현재 수준의 방역 조치로는 '4차 대유행'의 확산세를 꺾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 방역 조치 마련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확진자가 줄지 않으니 더 강력한 제한조치를 따져보겠다는 것인데 아마도 전국민 1주일간 외출금지령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손 반장은 방역정책 전환을 위한 '위드 코로나'에 대해서 "확진자 대신 위중증·사망자 수로 방역체계를 만든다는 것은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인데 현재 이 정도 수위까지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까지 1차 접종 70%, 11월까지 전 국민 70% 접종 완료를 달성하기 위해 접종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확진자 억제 중심의 현 거리두기 방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백신접종률을 올리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김윤 교수는 이미 "60세 이상 고위험군에 먼저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치명률과 중증환자가 줄어든 것이며, 접종률 높아지는 것과 확진자 줄어드는 것은 아무 관계가 없다"며 거리두기의 과감한 해제를 주장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제언을 감안한다면 방역당국이 '위드 코로나'를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자신들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착각에 빠져 있거나 아니면 무책임한 발언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이미 국민들도 지금의 방역에 대해 회의론이 팽배한 상태다. 최근 발표된 서울대보건대학원 코로나19 기획연구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없다(60%),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64%), 방역체계를 바꿔야 한다(57%)는 여론이 절반을 넘었다. 국민들도 지금의 방역 방식으로는 희망이 없으니 뭔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확진 숫자를 잡겠다며 수도권에 최고 강도인 거리두기 4단계를 한달째 시행 중이지만 결과는 2000명 대로 늘어난 확진자와 서민들의 커진 고통 뿐이다.

불가능한 목표를 유지한 채 언제까지 '나를 따르라'고 할 것인가. '위드 코로나'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책임지기 싫고 '하던대로 하겠다는' 공직자의 무사안일주의 아니면 무엇인가.

▲ 이원영 국제 에디터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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