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여야 뭇매 '이재명 기본소득' 실효성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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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뭇매 '이재명 기본소득' 실효성 따져보니

장은현
기사승인 : 2021-07-23 15:37:16
野 윤희숙·홍준표 "돈 흩뿌리는 것…사회주의해라"
與 정세균·김두관 "재원마련 자가당착…순위 잘못"
학계서 이중과세·복지축소 등 우려…현실성 떨어져
李측 '적극방어'…"이중과세 안돼…합의로 재원마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가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 때문에 안팎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까지 '이재명 때리기'에 열올리는 모습이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을 통해 '정책공약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저격수'이자 야권 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희숙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돈을 봄날 벚꽃잎처럼 흩뿌리시겠다니 지도자로서는 실격"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현재 빈곤층을 위한 기초보장 생계비 모두를 합해봐야 4조 원 남짓, 노인을 위한 기초연금도 19조 원에 불과하다"며 "기본소득에 필요한 돈 연 60조 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매년 돈을 조금이라도 더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게 나랏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도자의 비전치고는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을 너무 만만히 보는 건 아닌가"라고 따졌다.

홍준표 의원도 숟가락을 올렸다. 페이스북을 통해 "대놓고 나라를 거덜 내는 세계 최초의 무상 공약 기본소득"이라고 성토했다. 또 "국가 채무 1000조 시대라는 재앙을 가져온 문재인 정권에 이어 이 후보가 (돈을 뿌리는) 공약을 내놨는데, 우리 국민이 속아 넘어 갈까"라며 "차라리 나라를 사회주의로 바꾸고 전국민 배급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해라"라고 비꼬았다.

이 지사를 추격하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야당과 다를 바 없었다. 

정세균 후보는 23일 '기본소득 재원 마련방안의 자가당착'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정 후보는 "예산 절감으로 25조 원을 마련할 수 있다면, 현재 문 정부가 25조 원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말이 된다"며 "문 정부를 계승하자는 것인가, 갈아엎자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국토보유세와 탄소세를 만든 취지는 궁극적으로 토지에 대한 지대와 탄소배출량을 줄여 그 세금을 필요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두 정책이 착실히 안착되면 세수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는 기본소득에 반대하지 않지만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200조원, 저를 주시면 먼저 지방에 서울대 4개를 더 만들겠다"며 "기본소득이 소멸 위기로 내달리는 지방을 살리는 일보다 앞선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보유세를 또 낸다는 것은 이중과세"라며 "똑같은 목적으로 세금을 이중으로 내는 것은 조세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투기 등으로 인한 불평등 문제 해결에 대해선 "지금도 조세 제도를 통해 소득 재분배를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현 제도 하에서 보완하는 게 맞다"고 했다.

'복지 국가 건설'에 역행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상이 제주대 교수(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은 완전히 역진적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보편적 복지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선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인 25%에 도달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20% 정도"라며 "이 후보의 주장처럼 국세 중 낭비 부분을 빼 부자와 빈자 모두에게 준다는 것은 복지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복지를 축소한다는 말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세 낭비분을 빼낸다는 것도 결국 국가의 공공지출 분야 중 어딘가를 줄인다는 말인데, 보통 공공지출은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쓰인다"고 말했다.

결국 기본소득 정책은 약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재원 중 일부를 걷어 전 국민에게 나눠 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불평등 해소'라는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국토보유세를 통해 50~60조 원을 걷겠다는 방침에 대해선 '조세 저항'을 이유로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종합부동산세를 더 걷는 건 찬성하나, 그렇게 거둬들인 재원도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주거 복지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정책을 보완하고 공공 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전체적으로 설계가 잘못됐다"며 "탄소세도 탄소 배출을 많이 한 기업에 벌금을 내라는 건데, 그렇게 걷은 벌금은 산업 구조조정을 하는 데 쓰여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벌금만 내게 하고 여기에 국토보유세까지 내게 한다면 기업들은 문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이 후보 측은 방어에 주력하는 태세다.

기본소득 정책 전반을 설계한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선 국토보유세를 걷은 후 재산세에서 토지부는 차감할 것이기 때문에 이중과세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국토보유세로 인한 기업의 부담에 관해선 생산적 용도로 쓰이는 토지에만 세금을 걷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사를 통해 토지가 업무용인지 아닌지 구분한 후 투기 목적인 것에 한해서만 세금을 걷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노태우 정부 당시 기업들을 대상으로 '비업무용 강제 매각'을 추진한 적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현실성 있는 제도"라고 부연했다.

이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은 홍정민 의원은 논평을 내고 '전통적인 복지 시스템과의 충돌' 우려를 일축했다. 홍 의원은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제조업 비중이 50%에 육박해 자동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감소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선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의원은 "기본소득의 효능감을 경험하면 국민들도 기본소득 확대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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