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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세상에서 나만 가질 수 있는 전기차 만들고 있습니다"

문재원
기사승인 : 2021-02-25 19:31:06
[장인의 세계] 수제 전기차 개발 김태성 씨
가구 디자이너에서 수제 자동차 개발자로
취미 삼아 했던 일이 벤처기업으로 성장
▲ 모헤닉 김태성 대표가 지난 1월 27일 경기 파주 연구소에서 독자모델 전기차 MS를 소개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경기 파주의 한 연구소. 이곳에는 한국의 테슬라를 꿈꾸며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는 모헤닉(국내 최초 수제 자동차 제작 회사) 김태성 대표가 있다.

김 대표는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를 전공하고 오랜 시간 가구 디자인 사업을 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게 됐을까.

"처음부터 작심하고 만들었던 건 아니였어요. 2012년도에 개인적으로 오지 등에서 캠핑을 하기 위해 전통 사륜구동 자동차를 알아봤죠. 마음에 드는 차를 찾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중 구형 갤로퍼를 보게 됐어요. 이거다 싶었죠. 바로 사서 수리했죠. 타다 보니 또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직업도 디자이너였고, 만들기도 좋아해서 갤로퍼를 내가 원하는 대로 다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차 값은 120만 원인데, 수리비와 튜닝비가 2000만 원이 들었어요. 하하."

▲ 갤로퍼 리빌드 모델 모헤닉G 내부 모습. [문재원 기자]


김 대표가 직접 수리하고 제작한 갤로퍼의 실내 주 소재는 나무로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됐다. 

"제 차처럼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오더라구요. 처음에는 몇 대 정도였던 주문 건수가 나중엔 30건씩 밀렸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 보자. 수제 자동차 제작은 또 하나의 창작물로 외국에서도 엔지니어보다 디자이너들이 더 많아요. 보다시피 모헤닉G의 실내 주 소재는 '나무'구요. 과거 디자이너일 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작했죠."

김 대표는 국내 자동차 리빌드 산업의 편견과 어려운 점도 많다고 했다.

"해외에는 약 800여 개의 수제차 제작 회사가 있어요. 그만큼 수제차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죠. 리빌드 산업이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클래식카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 달라요. 단순히 자동차 한 대를 넘어, 어릴 적 꿈꿨던, 혹은 남은 여생을 함께 하고픈 하나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나라의 경우 수제차를 양산차와 비교해 가성비를 많이 얘기하세요."

모헤닉G 제작 중 시장의 한계를 느낀 김 대표는 사업 변화를 모색했다. 회사의 리빌드 기술을 바탕으로 클래식·올드카를 전기차로 재탄생시키는 작업과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앞으론 차가 전자제품화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기업의 전기차 산업 진출에서 보듯 전자제품으로서의 자동차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산업의 상당 부분을 현대차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120년 만에 자동차 산업이 변하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테슬라 같은 회사가 나오지 못할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테슬라도 불과 15년 전에는 벤처기업이었거든요."

김 대표는 전기차를 새로운 기회라고 했다.

"중국이나 유럽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회사들이 전기차 산업에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인데도 말이죠.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차와 다르게 구조가 심플합니다. 쉽게 말해 내연기관의 핵심인 엔진 개발은 신생 벤처기업의 기술력으로 한계가 있지만 모터 제작은 할 수 있습니다. 모헤닉 전기차는 인휠 모터(바퀴 안에 있는 모터)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륜구동은 엔진 자체에서 파워트레인(미션, 샤프트 등)을 통해 동력이 바퀴로 전달되는데, 인휠 모터는 파워트레인 필요 없습니다. 바퀴를 직결로 돌리는 겁니다. 구동이 상당히 심플하죠. 네 바퀴의 독립 제어 방식으로 파워트레인을 거치지 않아 에너지 효율도 좋아집니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국으로 세계 상위권에 속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이렇게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전기차에 도전하는 다양한 회사가 없다는 점이 늘 아쉽습니다. 또 국내에서 신생 벤처기업이 시장에 혁신적인 차를 만들겠다고 투자를 유치하려 하면 다들 대기업과 비교합니다. '현대가 있는데 가능하겠어', '대기업도 개발 비용만 몇천억씩 드는데, 너네가 가능하겠어'라는 질문도 많이 합니다. 새로운 혁신 기업이 탄생하기 힘든 이유기도 합니다."

"저에게 자동차는 전부입니다. 인생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평생 자동차 일을 해온 건 아니지만 홍대 미대 졸업 후 창작가 당시의 노하우와 스토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향후 전기차 자체 알고리즘 개발과 더불어 색깔과 카테고리가 뚜렷한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 경기 파주 모헤닉 연구소에 있는 갤로퍼 리빌드 모델 '모헤닉G'. [문재원 기자]
▲ 전기차로 재탄생 될 스피드스터(왼쪽)와 독자모델 MS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태성 대표. [문재원 기자]
▲ 모헤닉 EV플랫폼 배터리 배선 작업을 하고 있는 김 대표(오른쪽). [문재원 기자]
▲ 독자모델 MS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는 김 대표. [문재원 기자]
▲ 카티아(자동차 설계 프로그램)를 확인하고 있는 연구원. [문재원 기자]
▲ 인휠 모터를 확인하고 있는 김 대표. [문재원 기자]
▲ 인휠모터가 장착된 전기차. [문재원 기자]
▲ EV플랫폼 배터리 케이스 성형 작업을 하고 있는 관계자. [문재원 기자]
▲ 현대자동차의 포니 바디 복원 작업을 하고 있는 관계자. 해당 자동차는 전기차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문재원 기자]
▲ 모헤닉 EV 회로보드 조립 작업을 하고 있는 김 대표. [문재원 기자]
▲ 경기 파주 모헤닉 연구소 내 작업대 모습. [문재원 기자]
▲모헤닉 전기바이크 조립을 하고 있는 김 대표. [문재원 기자]


KPI뉴스 / 문재원 기자 m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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