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 악성 민원에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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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 악성 민원에 "어찌 하오리까"

문영호
기사승인 : 2020-11-20 14:28:18
30건 제보 중 3건은 악성 민원
단속 직원, 정신과 진료에 이어 휴직까지
민생 분야의 전문 행정 공무원들이 관련 분야 위법행위 수사 등 경찰업무를 수행하는 '특별사법경찰단'이 악성 민원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업무 특성상 위법행위에 대한 제보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악용해 '제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민원을 해결하려하거나 특정 상황에 대한 보복에 나서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0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인치권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폐기물처리업자 적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20일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제보는 모두 300여 건으로, 예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제보는 창구 전화나 특사경 자체 홈페이지, 카카오톡 등으로 가능하다. 제보 건수가 크게 는 것은 특사경 업무가 식품위생부터 부동산과 사채업 등 민생현안 문제여서 도민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위법행위 제보의 10% 정도는 악성민원...3자 관련, 단체힘 빌려 압력까지

문제는 제보가 크게 는 만큼 악성민원도 비례한다는 점이다. 인치권 민생특별사법경찰단장은 "한달에 들어오는 30여 건의 제보 가운데 10% 정도인 3건 정도가 악성 민원"이라며 "심하게는 직원이 민원에 시달리다 휴직계까지 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악성 민원인들은 '제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민원이 해결되기까지 보통 100여 통의 전화를 하고, 한 번 통화할 때 30~40분 이상 수화기를 내려놓지 않는 게 기본이다. 자신이 소속된 단체를 동원해 수사관을 협박하는가 하면 경찰에 고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한 특사경 단원은 "공공저수지 변에 건설폐기물이 묻혀 있는데, 경찰서와 시청에 얘기를 해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이 민원인은 제보 후 거의 매일 하루에 수차례씩 전화 공세를 퍼부었다. 제보의 내용도 점점 확대돼 폐기물이 저수지변에서 바닥으로 옮겨갔고, 경찰과 시청의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내용으로 변화했다.

결국 특사경 단장이 나서 저수지를 관리하는 공공기관과 시청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요청, 굴착작업 일정을 잡았다. 굴착작업 일정이 잡히자 이 민원인은 돌연 국민신문고에 "현장 수사관이 직무유기를 했고,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특사경은 이 민원인이 제 3자와 이해관계가 얽혀 민원을 제기했다는 내용까지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특사경의 단속에 업주가 소속된 이해집단이 단체의 힘을 내세워 항의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칠 만한 업종에 대해 기획수사에 나서자 이번에는 해당 업주가 속한 단체가 나서 "단원들의 강압적인 태도 등으로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입었다"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최고 책임자인 경기도지사까지 거론하며 단체의 힘을 업은 '압력성' 민원을 이어가 특사경이 곤욕을 치러야 했다.

민원에 시달리다 휴직계 내는 직원까지 생겨

특사경은 2015년 분리배출해야 하는 세차 폐수를 몰래 우수관으로 흘려보낸 한 세차장 업주를 물관리보전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한 뒤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시공업체의 임의 시공 등으로 무혐의 처리되자 업주는 감사원과 청와대, 국민권익위 등에 곳곳에 '직권남용'이나 '공무원 사칭' 등 500여 건의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단속의 나섰던 직원은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까지 받다가 결국 휴직계를 냈다.

윤태완 민생특사경 총괄수사팀장은 "민원인들이 직무유기나 유착관계, 권력남용 등으로 수사관들을 경찰에 고발하거나 상급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제껏 모두 '혐의없음'으로 판정났다"며 "하지만 이어지는 사법기관이나 상급기관의 요구에 대한 답변 등에 지쳐 해당 직원이 결국은 휴직계를 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별사법경찰은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 사법경찰관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각 분야별 전문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서 수사활동을 하도록 하는 제도다.

경기도에는 2009년 3월 정원 22명의 특별사법경찰지원과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뒤, 2018년 11월 이재명 지사의 지시에 의해 민생특별사법경찰단과 공정특별사법경찰단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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