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한국 추상조각 개척자' 최만린, 숙환으로 별세…향년 8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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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조각 개척자' 최만린, 숙환으로 별세…향년 85세

박지은
기사승인 : 2020-11-18 09:30:14
한국전쟁의 상흔 표현한 '이브' 연작 등 발표 '한국 추상조각 개척자'로 불리는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가 17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 조각가 최만린 [성북구립 최만린 미술관]

고(故)최만린은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뒤 미국 프랫인스티튜트에서 공부했다.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 및 학장으로 활동했으며 2001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임명됐다. 1997~1999년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했다. 미대 졸업 뒤 생계가 어렵던 시절 라디오 아나운서로 3년간 일한 그는 한국아나운서클럽 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일제강점기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직접 겪은 작가이자 광복 이후 국내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첫 번째 세대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추상 조각가로 동양철학의 근원적 속성을 추상의 형태에 담은 작품세계를 선보여왔다.

그는 1958년 한국전쟁의 상흔을 표현한 인체 조각 '이브' 연작으로 명성을 얻었다. 전쟁의 상처를 견딘 인간의 숭고함을 투박하면서도 거친 질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어 1960년대부터 '천' '지' '현' '일월' 시리즈 등 서예의 필법과 동양 철학이 모티프가 된 작품을 발표했다. 이후 생명의 보편적 의미와 근원의 형태를 탐구하는 '태' '맥' '0' 시리즈를 내놓았고 최근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 인체 조각 '이브' 연작으로 1958년작 '이브 58-1'(왼쪽)과 1961년작 '이브61-3' [국립현대미술관]

파리비엔날레·상파울루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미술전에 참여했으며 삼성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2007년 대한민국미술인대상, 2012년 대한민국예술원상,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해 자신이 30년간 살았던 집을 서울 성북구에 매각하고 작품을 기증해 최만린미술관으로 조성했다. 지난 8월 20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개관 기념전을 열고 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인 성우 겸 배우 김소원 씨, 아들 최아사 계원예술대 건축학과 교수, 딸 연극배우 최아란 씨가 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장지 파주 동화 경모공원.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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