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 '과도한 증권사 성과급'…HDC현산 비자금 조성 루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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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과도한 증권사 성과급'…HDC현산 비자금 조성 루트인가

박일경
기사승인 : 2020-10-12 11:38:53
PF 중개수수료는 19%, 투자자 HDC현산의 수익률은 연 5.5%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기이한 거래… 돈 빼줄 룸 만들려는 것"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선 수수료율이 무려 19%. Y증권이 속초 숙박시설 신축공사 PF대출을 위해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든 뒤 사모사채를 발행해 판매하고 챙긴 수수료율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해당 SPC가 발행한, 무보증 후순위 사채 160억 원 어치를 샀고 Y증권은 수수료로 30억 원을 챙겼다. 재벌기업 현산이 위험한 채권에 160억 원을 투자하고, Y증권은 이 거래의 대가로 30억 원을 챙긴 것이다.

상당수 부동산 금융·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통상 증권사 금융 주선수수료율은 1% 안팎에서 정해진다고 했다. 높다고 해도 5% 이상에서 약정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 HDC현대산업개발 [정병혁 기자]

손쉽게 수수료 30억 챙긴 Y증권

Y증권이 540억 원 규모의 속초 생활형 숙박시설 PF를 위해 자본금 천원짜리 SPC, E사를 만든 건 작년 2월. E사는 대주단 내 '후순위 채권자' 트렌치 B에 속해 신용 보강 없이 신용등급도 없는, 후순위 채권을 발행했고 현산이 이를 160억 원에 매입했다. 채권 금리는 연 5.5%로 3년 만기다.

Y증권은 이 거래를 성사시킨 대가로 현산으로부터 수수료 30억 원을 챙겼다. 수수료율이 무려 19%. 관련 계약 내용을 접한 회계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Y증권은 지급보증과 같은 어떠한 신용 공여도 없이 19%를 챙긴 반면 현산은 위험도에 비해 너무 낮은 수익률을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권 인사 A는 "투자자 현산의 낮은 수익률과 증권사의 과도한 수수료 사이에서 돈을 빼줄 룸이 생긴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손쉽게 챙긴 수수료 30억 원 중 상당액이 성과급 잔치 형식을 거쳐 다시 현산으로 흘러갔을 것이란 얘기다.

▲ 그래픽=박지은 기자

"성과급 잔치 거쳐 상당액이 다시 현산으로 흘러갔을 것"

채권 금리 연이율 5.5%를 3년으로 환산하면 16.5%. 그렇다해도 투자자 수익률보다 중개자 수익률(19%)이 더 높은 이상한 거래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더욱이 현산은 만기 3년인 이 채권을 1년짜리로 샀다. 채권의 나머지 2년은 붕 떠버린, 부도가 예약된 형식의 채권이었던 셈이다. 게다가 투자 기초자산인 속초 생활형 숙박 PF 사업은 분양 리스크가 큰 자산이었다. 실제 1년간 분양률이 5%가 채 안됐다.

현산이 왜 이런 이상한 거래, 위험자산에 투자한 것인가. 

B 회계사는 "건설사가 사채를 인수하는 경우는 자기 회사가 시공사로 참여한 경우 위험 부담을 공유하는 개념으로 들어가는 일이 대부분"이라며 "해당 PF에 참가한 게 아니라면 의심스러운 투자"라고 말했다. C 회계사는 "건설사가 160억 원을 PF로 쏘고 30억 원을 사채 발행 수수료로 증권사로 보냈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어떤 거래이길래 사채 발행 수수료가 30억 원이나 될 수 있나"라고 했다.

이 이상한 거래의 핵심은 결국 수수료의 행방이다. 상당액은 다시 현산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인사 A의 추론이다.

비자금 조성하려 '불완전 판매', '통정거래' 불사했나

애초 건설사가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부터 이상한 일이다. 건설사는 기본적으로 자금이 묶이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 초단기형 펀드(MMF) 등을 통해 초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B 회계사는 "신용도가 좋지 않은 채권은 자금이 급하게 필요할 때 제 때 팔 수 없어 구매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Y증권이 3년 만기 채권을 발행해놓고 이를 현산에 1년짜리로 판 것도 문제다. 자금 조달 중개자가 대출 차입자(시행사)에겐 3년간 돈을 빌려주기로 약속해놓고, 돈의 주인(현산)에겐 1년뒤 돈을 갚겠다고 약속한 꼴이다. 규정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견해가 적잖다. 금융사 임원 D 씨는 "만기 1년 이상 채권이면 현산의 내부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부도가 예약된 채권을 파는, 불완전 판매였던 셈이다. 이 때문에 신용이 뒷받침되지 않는 무등급 채권을 발행해 현산이 사주는, 즉 설계부터 매수자를 지정해놓은 맞춤형 상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인사 A의 지적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애초 이익을 나눌 목적으로 증권사 직원과 전문투자가인 건설사 직원이 미리 짰다면 불공정거래이자 통정거래이며 주주의 재산인 회사 자금을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점에선 배임, 부정거래 모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일경·양동훈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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