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결혼식 초청장 다 보냈는데…" 거리두기 2단계 곳곳서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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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초청장 다 보냈는데…" 거리두기 2단계 곳곳서 '멘붕'

김영석 기자
기사승인 : 2020-08-21 13:37:40
결혼식 하객 49명씩 쪼개 받고 보증인원 조정도
"카페는 허용되고 왜 PC방은 안 되나" 업주들 분통

갑작스러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법망을 피하기 위한 갖가지 꼼수가 등장하는가 하면 일부 업종에서는 강한 불만도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과 관련업계 업주들은 피해를 최소화 할수 있는 후속조치와 형평성 등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당국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난 19일 0시를 기점으로 실내 50인 이상·실외 10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안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이 결혼식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위약금 없이 결혼식을 6개월 미룰 수 있도록 했지만, 대부분 2~3개월 전 예약이 이뤄진 결혼식은 초청한 하객 취소나 보증인원 조정 등 문제로 갈등의 폭이 커지고 있다.

▲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19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입구에 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병혁 기자]


오는 23일 수원에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 이모(32)씨는 "지난 4월 코로나로 한차례 결혼식을 미루고 다시 하객들을 초청하는 등 모든 준비를 마쳤는 데 49명의 하객만 들일 수 있다는 당국의 조치가 황당하다"며 "공정위의 노력으로 결혼식을 다시 미룰 수는 있지만 하객 취소는 물론, 두 번째 예약한 사진 촬영과 신혼여행 숙박 위약금까지 물어야 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29일 예식을 앞둔 예비 신부 고모(31)씨는 "예식장과 보증인원을 150명으로 계약했는 데 갑자기 49명에 묶이자 예식장 측에서 '당초 예약 인원에서 80%까지는 양보할 수 있지만 그 이하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갈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갈등이 발생하면서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 보증인원을 49명 단위로 나눠 식사를 하게 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혼주 측이나 예식장 측 모두 가장 타격이 적은 방법이어서 선호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식'이다.


일부 예식장은 보증인원을 일정 부분 낮추되 음식 값을 올려 받는 편법을 쓰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인원을 줄여 주되 '뷔페' 등 고가 메뉴를 '갈비탕' 등 단품 메뉴로 바꿔 식을 치르는 방안을 제안해 혼주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수원에서만 10년 넘게 예식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A 씨는 "혼주 측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감수할 수는 없어 갈등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불만이 터져나오는 업계는 고위험 시설로 지정돼 영업이 중단된 12개 시설도 마찬가지다. 12개 시설은 유흥주점과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 포차,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 뷔페, PC방, 직접 판매홍보관, 300인 이상 대형 학원이다.


인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B(52)씨는 어쩔수 없이 가게문을 닫았다. 영업은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수도 없어 가게에 나와서 자리를 지킨다. B씨는 "간판에 불이 꺼져있음에도 찾아오는 손님들을 돌려보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며 "방역을 위해 불가피하다지만 당장 임대료와 관리비를 어떻게 낼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B씨는 아르바이트생에게도 당분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얘기해 놓은 상태로 가게를 접을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수원에서 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교회나 카페 등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고 있지만 PC방에서는 아직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끊긴 손님뿐 아니라 주문해 놓은 비품까지 무용지물이 돼 손실이 상당한데 정부는 영업 중지만 명령하고 손실 보전 등의 대책은 내놓고 있지 않다"고 언성을 높였다.


C씨는 "PC방은 칸막이 처리가 돼 있고 게임 등에 집중하느라 대면 접촉이 이뤄지는 곳이 아니다"며 "마스크 없이 대면 접촉으로 비말 전파가 심한 동네 카페나 호프집, 술집 등은 오히려 고위험 시설 지정이 안 했는데 이치에 맞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정부에 PC방 업종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한 근거와 이유를 밝히고, 생존권을 위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직장인 D(26)씨도 "일부 카페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옴에도 마스크를 쓰지않고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니까 불안하다"며 규제에 뭔가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결혼식장과 PC방 업주 등의 문의나 불만을 호소하는 전화가 많지만 세부 지침이 없어 구체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대학교 최순종(사회학)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이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이나 세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영석·김광호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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