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독재의 후손들이 무슨 자격으로" vs "변종 독재가 더 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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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후손들이 무슨 자격으로" vs "변종 독재가 더 악해"

장기현
기사승인 : 2020-08-07 16:01:01
여야 '입법 독재' 놓고 아전인수 설전 점입가경
통합, 장외투쟁 카드 고심 속 민주, 강공 모드
'일하는 국회'를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동산 3법(종부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에서도 개혁입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미래통합당은 '의회독재'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군사독재만 독재인가, 민간독재도 독재"(조수진), "(민주당을) 의회독재라고 하지 않는다면 뭘 의회독재라 하겠나"(유상범)라는 반응이 나왔다.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왼쪽)과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 [뉴시스]

'독재' 논란의 포문을 연 건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었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통합당이 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두고 '의회독재'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나. 발목잡기와 무조건 반대만 하다 21대 총선에서 이미 심판받지 않았나"라며 비판했다.

이에 통합당 배현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심판받은 전 행정안전부 장관, 당대표 도전 전에 입법독재의 끝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뿐임을 명심하라"라고 맞받아쳤고, 조수진 의원은 "군사독재만 독재인가. 절차고 뭐고 다 짓밟고 하고 싶은대로 하는 민간독재도 독재라는 걸 모르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두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조 의원님이 고향인 전주에 가서 출마하면 제가 반독재의 기상을 믿겠다. 배 의원님이 강북에 가서 출사표를 던지면 제가 심판론에 승복하겠다"며 "그전에는 말을 지나치게 앞세우지 마시기 바란다"고 재차 비판했다.

김 전 의원 '충고'의 당사자인 조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변종 독재'가 '그냥 독재'보다 더 악한 것이다. '문주주의'는 '민주주의'와 반드시 구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왼쪽)과 미래통합당 유상범 의원. [뉴시스]

4일 본회의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본격적인 '독재 배틀'이 이어졌다. 찬반 토론에 나선 통합당 유상범 의원과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독재' 프레임으로 상대당을 가두는 데 주력했다. 유 의원은 "국회는 민주당 의원만의 것이 아니다. 이것을 의회독재라고 하지 않는다면 뭘 의회독재라 하겠나"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 "여기 계신 많은 민주당 의원이 역사에 남는 학생운동을 하며 독재에 대항해 민주화 투쟁을 했다"면서 "국회 절차를 무시하고 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 과거 투쟁했던 독재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도 잠자코 있지 않고, '진짜 독재'가 무엇인지를 따지며 반격했다. 그는 "토론과 심사를 거부하고 퇴장한 건 통합당 의원이었다"며 "여당 독재 프레임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결코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발언시간을 초과해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진짜 독재는 유신 독재, 전두환 군사 독재, 바로 통합당의 선배들이 한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통합당 의원들은 "부동산 독재를 하고 있다"고 외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진보 원로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난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보인 국회 운영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20대 국회보다 더 나쁘고 권력에 대한 절제라는 게 없다. 다수의 지배가 무차별적으로 결정 원리가 된다면 그것은 다수의 독재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민주당은 이런 비판에도 9월 정기국회에서 △ 검찰의 1차적 직접 수사 분야 한정 △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시행 △ 국가정보원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 등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입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의정 절차에 통합당이 진지한 토론보다는 입법 발목잡기만 하면서 '독재 피해자 코스프레'에 몰두하고 있어 여론이 싸늘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지지층으로부터 '176석 거대 여당을 만들어 주었으니 가열차게 개혁 입법을 밀고 나가야 한다. 문민독재 소리 들어도 괜찮다'는 압박 겸 격려도 민주당 자신감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합당은 여당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국민에 호소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장외 투쟁 카드를 접고 합리적 토론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이 서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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