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기자의 눈] 윤석열은 검사 옷입고 '정치'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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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윤석열은 검사 옷입고 '정치'해선 안된다

김광호
기사승인 : 2020-08-05 17:27:26
윤 총장,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전체주의' 언급
'대권' 포석 관측도…검찰의 중립성 위해 발언 신중해야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윤석열 검찰총장이 40일간의 침묵을 깨고 내놓은 '작심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최근 윤 총장에 대한 대선주자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이번 발언이 향후 대권을 노린 포석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 헌법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라면서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면서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표면적으로는 새내기 검사들에게 선배 검사가 해 줄 만한 조언으로 보인다. 문제는 배격 대상으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특히 최근 야당이 정부·여당을 공격하면서 자주 언급한 '독재', '전체주의'라는 단어를 배치한 건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한 마디 안에 민주당 집권 사회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그러자 야당은 윤 총장 발언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같은날 구두 논평을 내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민주주의가 법의 지배라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성윤 서울지검장은 알아야 한다"면서 "'법에 의한 지배'가 아니다. 그건 독재와 전체주의자의 전매특허"라고 적었다.

반면 여권에서는 윤 총장의 이번 발언을 통해 정치적 행보를 견제하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 반대를 넘어선 사실상의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고 했고,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정치를 하려면 검찰 옷을 벗어야 하기에 민주당은 윤 총장을 탄핵하고, 추미애 법무장관은 그를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윤 총장의 발언이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재경지검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의 타깃은 정부라기보다 부정부패한 권력자인데 독재와 전체주의라는 건 정권 자체를 겨냥한 것"이라며 "야당 대표가 할 법한 말을 검찰총장이 했으니 정치적 행위로 읽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애매한 표현만으로 정치적 의도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성급한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명확하지 않은 검찰총장의 발언에 과도한 정치적인 해석을 덧붙이는 것은 검찰의 중립성에 손상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해도 윤 총장의 발언이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었다는 지적은 면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검찰의 중립성을 두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 지금 윤 총장의 발언 하나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윤 총장은 자신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대상에 계속 포함되는 것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검찰의 중립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윤 총장을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 주자로 미는 분위기다.

본인이 대권에 뜻이 없으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처럼 공개적으로 대권주자에서 빼달라고 요청하면 될 일이다. 만약 정치에 뜻이 있더라도 적어도 총장 임기 동안만은 자중해야 한다. 윤 총장이 이 점에 대해서 분명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사회부 김광호 기자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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