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무늬만 간편식?…물에 안 녹는 CJ '밸런스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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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간편식?…물에 안 녹는 CJ '밸런스밀'

황두현
기사승인 : 2020-07-28 16:44:23
'밸런스밀', 뒤집고 흔들어도 분말 여전...이름만 '간편식' 이용엔 '불편'
CJ제일제당 "출시 초기 민원에 사용방법 개선"
분말에 물을 넣어 흔들어 마시는 대용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식품업계가 연이어 상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 '밸런스밀'은 상품 설명과 달리 물에 잘 녹지 않아 '간편식'으로 부적합하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서울 시내의 한 H&B스토어에 '밸런스밀'이 진열되어 있다. [황두현 기자]

서울에 사는 김 모씨는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용식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출근길에 소매점에 들러 CJ제일제당의 '밸런스밀'을 산 뒤, 사무실에서 물을 넣어 흔들었다. 하지만 생수를 넣어도 분말의 절반가량이 녹지 않았다.

온수를 넣고 젓가락으로 가루를 휘젓고 나서야 비로소 마실 수 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밸런스밀 바나나, 견과, 귀리, 고구마 제품을 직접 샀다. 먼저 바나나맛으로 실험해봤다.

제품 겉면에는 1, 2, 3단계의 사용 방법이 표기되어 있었다. '진하게'와 '연하게'로 표시된 중간의 물 조절 선까지 상온의 생수를 채운 뒤, 사용 방법에 따라 병을 뒤집어 '톡톡' 두드렸다. 마지막으로 제품을 10여 차례 강하게 흔들었다.

▲ 제품 겉면에는 사용 방법에 대한 설명이 표기되어 있다. [황두현 기자]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겉보기에는 가루가 대부분 녹은 듯 했지만 쉐이크를 마시자 녹지 않은 덩어리가 나왔다. 제품 하단에는 녹지 않은 가루가 그대로 붙어있었다.

쉐이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컵에 따라보니 녹지 않은 부분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바닥에 붙은 부분도 물을 다시 넣은 뒤 휘젓자 비로소 녹았다.

다른 것은 어떨까. 견과 제품은 물을 조금 더 넣은 뒤 20여 차례 흔들었다. 이전 제품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바닥에는 녹지 않은 가루가 엉겨 붙어 있었다.

▲ '밸런스밀' 4개 제품 중 2개 제품의 분말이 온전히 녹지 않았다. [황두현 기자]

고구마, 귀리 제품은 물을 가장 연하게 맞춰 병을 뒤집어 강하게 두들겼다. 이후 수십차례 흔들자, 그제야 대부분의 가루가 녹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 설명을 읽지 않은 상황을 가정하고 병을 뒤집지 않은 채 제품을 흔들어도 보았다. 이때는 사실상 '물에 잘 녹는 쉐이크'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분말이 그대로 있었다.

유사한 문제 제기는 온라인 공간에도 많았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정수 물을 넣어서 흔들었는데 생각보다 잘 녹지않는다"는 후기를 찾을 수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팔 빠르게 흔들었는데 밑바닥은 안 녹았고 물에 섞인 것도 뭉친 게 많았다", "무슨 짓을 해도 안 녹는다"는 등의 후기가 있었다.

CJ제일제당은 출시 초기 이런 민원 사례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현재는 추가 조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 측은 "출시 초기 소비자의 의견이 접수되면서 사용 설명란에 '뒤집고 톡톡 쳐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며 "그림과 설명을 넣은 뒤 관련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 첨가제 등을 넣으면 내용물이 물에 잘 녹을 수는 있으나 '건강식'이라는 방향에 맞게 별도의 성분을 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내 간편 대용식 시장이 커지는 와중에,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다른 분말형 대용식 제품 후기에서도 "물에 잘 녹지 않는다"는 후기를 종종 찾을 수 있었다.

식품업계는 국내 간편 대용식 시장 규모가 3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간편식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성장 속도는 더욱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학과 교수는 "곡물가루 특성상 물에 잘 녹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면서도 "별도의 공정을 거치면 이런 문제를 조금은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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