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일주일에 마스크 2개 살 수 있는 한국이 정말 너무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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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마스크 2개 살 수 있는 한국이 정말 너무 부러워"

이원영
기사승인 : 2020-03-18 13:52:02
UCLA 김진아 교수 페이스북에 미국 상황 전해
"총체적 방역 실패에 사재기 등 시민의식 실종
환자 아니면 마스크 쓰지 말란 메시지 놀라워"
미국 UCLA 연극영화과 김진아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맞아 미국의 방역 시스템, 시민의식 등 총체적인 난국을 맞고 있다면서 한국 검역당국의 성공적인 노력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높게 평가했다.

▲ 미국 UCLA 김진아 교수(왼쪽)와 환자가 아니면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UCLA의대 코로나 대응 매뉴얼 [김진아 교수 페이스북 캡처]

김 교수는 최근 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이미 예방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의 시기를 놓쳤다"면서 "솔직히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동시에 미국의 상황이 너무나 절망스럽다"고 상황을 전했다.

김 교수는 사재기로 텅텅 비어버린 마켓 냉동식품 모습 사진과 환자가 아니면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UCLA의대 코로나 대응 포스터를 사진으로 올리며 "마스크를 쓴 동양인들은 오히려 인종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다음은 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

미국 상황이 많이 안 좋습니다. 어젯밤 자정을 기해 엘에이 시장이 모든 상업시설과 음식점, 공공장소를 닫겠다고 선언한 후, 오늘 밤 마트의 모습이에요. 꽤 큰 마트에 갔는데 냉동식품란은 텅텅 비었고, 농산물도 다 팔렸어요.

레몬과 마늘 몇 조각이 굴러다닐 뿐, 하다못해 감자 고구마, 바나나도 없네요. 육류와 생선은 냉동실에 보관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오래 전에 다 팔렸다고 합니다. 국수류는 가장 먼저 동이 났고 이제는 밀가루 한 자루 구할 수가 없습니다.

▲사재기로 텅 비어버린 식품점의 냉동식품 코너. [페이스북 캡처]

이곳은 방역 마스크 같은 건 원래도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고 인터넷에서 그나마 구할 수 있던 것들은 다 동이 나서 지금 판매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 사이트들은 클릭해서 결제하려고 보면 도매로 구입해야 한다는 등, 정상적인 사이트가 아닙니다.

대부분 사기이니 미국에서 사려는 분들은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베이에서 당했어요) 알코올이나 손소독제는 못 구하게 된지 오래고 오늘은 심지어 타이레놀도 없네요.

손소독제가 없으면 알코올을 사서 만들어 쓰라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사실 알코올은 이미 2주 전에 가장 먼저 동이 난 품목이에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소리로 들려 울컥 했습니다. 지금은 두루마리 화장지 한 개조차 살 수 없는 걸요.

미국은, 아픈 사람만 마스크를 쓰고 안 아프면 쓰지 말라고 장려하고 있어서 (미국 최고의 공립대학이고 세계 최고의 의대를 자랑하는 UCLA에서 나누어준 안전수칙의 그림을 좀 보세요. 마스크 쓴 얼굴에 엑스가 그려 있죠? **미리 경고하건데, 이 그림 퍼가서 미국에서는 이렇게 말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한다는 식으로 어디 올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글의 포인트는 미국 정책의 실패입니다.**)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인구의 1퍼센트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의료적인 방침을 가지고 길게 왈가왈부 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각증상이 없는 환자들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마스크는 아프지 않으면 쓰지 말라고 말하는 미국 정부에 대한 분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쓴 동양인들은 오히려 인종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예방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의 시기를 놓쳤어요. 의료진과 스태프를 제외하고 거주인만 170명인 노인 아파트에 사시는 제 친구의 시어머니는 같은 단지에서 사망자가 나온지 일주일 넘었는데도 테스트 킷의 부족으로 테스트를 받을 수가 없어 그저 자가격리하고 기다리고 계신다 합니다.

여기서 평범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바이러스가 퍼지는 속도가 늦춰져서 감염되더라도 시간차를 두고 감염되는 것이에요. 많은 인원이 한번에 발병하게 되면 병원과 의료진의 수가 인구에 비해 어처구니 없이 적은 미국에서는 사망률이 엄청나게 올라갈 것을 알기 때문이에요. 아프더라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의료보험이 없는 별처럼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 깜깜해집니다.

일주일에 두 개씩 마스크를 살 수 있는, 휴지를 살 수 있는, 손소독제를 살 수 있는 한국이 정말 너무 부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올 말이 아닌 것 같지만, 솔직히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동시에 미국의 상황이 너무나 절망스럽습니다.

미국에 사는, 아니 해외에 사는 친지들이 있다면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고, 연락해서 안부라도 물어 봐 주세요. 눈치 빨리 코스트코에서 사재기를 하여 문제 없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어려운 때 나라도 사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버티다가 휴지 한 장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마스크 두 장 배급에 불평 그만 하시고 한국이 얼마나 대단한지 자긍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미국 뿐 아니라 스페인도, 이란도, 프랑스도, 이태리도 많이 힘듭니다.

해외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주시고 힘을, 마음을 보내주세요. 강경화 장관의 말씀도 있었지만 이 질병은 한 나라, 한 민족만 잘 보호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정말로 하나입니다.
KPI뉴스 / 정리=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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