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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세력이 씌운 가면 벗겨낸 인간 김일성에 대한 이야기"

이원영
기사승인 : 2020-03-16 11:06:41
재미의사 고 손원태 박사 회고록 출간
청·노년 시절 교류했던 경험·기억모아
"김일성 행적 연구에 귀중한 자료 판단"
▲재미 의사 손원태 박사가 남긴 회고록 '내가 만난 김성주-김일성' 표지. [최재영 씨 제공]

북한 김일성 주석의 청년 항일운동 시절과 인생 말년의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책이 곧 출간된다. 책 제목은 '내가 만난 김성주-김일성'으로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한 고 손원태 박사의 자전적 회고록. 이 책은 손 박사가 청년 시절 두 살 연상인 당시 김성주(김일성의 본명)와 가까이 지내며 보냈던 시절과 분단으로 조국이 갈라진 뒤 미국 생활 중 50년 만에 다시 만나 가까이서 교류했던 김 주석의 인간적인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 손원태 박사는 손정도 목사의 아들로 손 목사는 김일성이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처럼 모신 분으로 김일성이 항일운동 과정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생명을 구해준 은인으로 김일성 회고록에서도 상세하게 소개되는 인물이다.

손 박사의 부친 손정도 목사는 상해임시정부 임시의정원 2대 의장(국회의장)을 지낸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뛰어난 목회자였고, 형님은 한국 해군을 창설한 손원일 제독이며, 두 누나와 막내 누이동생 역시 명망있는 사회 활동가들이 되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겉으로 보기와 달리 이들이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가족사가 등장한다. 손 박사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부분은 김일성 주석에 관한 객관적인 증언들이다.

책의 전반부는 청소년 시절의 저자가 두 살 연상의 김성주(김일성)를 직접 겪었던 내용들을 매우 구체적이고 흥미진진하게 서술하였고, 후반부에는 노년기를 맞은 저자와 김일성 주석이 50년 만에 재회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특히 노년의 김 주석은 미국에 거주하는 손 박사를 항상 가까이 두고 싶어 손 박사 부부를 위해 만경대가 지척에 보이는 평양 대동강 주변에 별장 주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내가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북조선을 방문하여 50여 년 만에 김일성 주석과 상봉하고 미국으로 돌아온 직후였다. 교민들이 모인 자리였는데 젊은이들이 북조선을 너무 몰랐다. 그들은 자신들의 민족사를 반토막밖에, 그것도 태반은 왜곡된 역사를 배우며 자란 젊은이들이었다. 어느 것이 참 역사이고 어느 것이 거짓 역사인지, 무엇이 애국이고 무엇이 매국인지조차 헤아려보지 못하는 세대가 조국 땅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아마도 이것이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하게 만든 가장 직접적인 이유일 것이다."

저자는 "이제 나는 이로 인해 '용공'이나 '연공'(聯共)이라 지탄을 받는다 해도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다. 김일성 주석의 조국광복투쟁사를 떠나서 어찌 우리 민족의 피어린 현대사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 나는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말해주어야 할 사명감을 뒤늦게나마 자각하였다. 비록 비루한 글솜씨를 통해서나마 진실을 아니 말할 수 없고 아니 쓸 수 없는 어느 평범한 늙은 병리학자의 심중을 독자들은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썼다.

책 출간을 주도한 최재영 목사(손정도목사기념학술원장)는 "손 박사는 이 회고록의 집필을 이미 1996년 12월에 끝냈으며, 가장 먼저 한글판으로 출간하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여러 출판사를 알아보았으나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반북 정서로 인해 출판이 유보되거나 무산되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결국 영문판을 먼저 출판할 수밖에 없었고, 친필 원고가 나온 지 무려 7년 만인 2003년 3월 미국의 McFarland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그러나 손 박사는 그토록 염원하던 한글판의 출간을 보지 못한 채 안타깝게도 그 이듬해에 타계하고 말았다"고 책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최 목사는 "저자는 청년 시절의 김성주가 공산주의 운동에 최초로 발을 디딘 과정과 육문중학교와 손정도 목사의 길림 조선인교회를 교두보로 하여 활동하는 과정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으며, 그 후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매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진술을 하고 있다. 이는 해방 후 지금까지 친일 친미 사대주의 세력들과 극우 반북 세력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왜곡된 김일성의 일제강점기 항일무장투쟁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해석하는 데 매우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다"고 전한다.

김찬희 전 클레어몬트대 교수는 "이 책은 남한 사회의 소위 보수 세력에 의해 잔인한 독재자로 묘사되고 있는 북측 지도자 김일성 주석의 평범한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 책처럼 그의 인간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책은 없을 것"이라고 일독을 추천했다.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추천의 글을 통해 손원태 박사를 취재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회고록을 읽어보았더니 그간 알지 못했던 내용들이 적지 않았다. 김 주석의 행적을 연구하는 데 귀한 자료라고 판단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이를 국내에서 출판하기란 쉽지 않았다"고 썼다.

KPI뉴스 / 정리=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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