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박근혜 '옥중정치', '총선승리→정권탈환→사면·복권'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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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옥중정치', '총선승리→정권탈환→사면·복권' 꿈꾸나

남궁소정
기사승인 : 2020-03-04 18:03:34
보수 결집, 총선 승리 통한 '셀프 구명' 시나리오 가동 분석
'실패한 대통령'의 정치선동에 민심 역풍도 만만찮을 전망
"거대 야당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

4·15 총선을 40여 일 앞둔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 결집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가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이후 처음이다. 총선을 앞두고 '옥중 정치'를 시작한 것이다.

핵심은 거대 야당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뭉치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다시 손을 잡고, '안철수계' 인사들까지 합류한 통합당을 중심으로 반문재인 전선에 결집하라는 얘기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를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집권세력"으로 규정함으로써 결집의 명분도 던져줬다.

이런 메시지 발신엔 일부 친박근혜 정치인 중심으로 극우보수 정당이 잇따라 창당하면서 보수가 분열하면 총선 승리가 힘들어질 것이란 조바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 구속 연장 후 처음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자유공화당의 출범과 대구·경북 지역의 공천이 막바지로 가며 보수분열이 확대되는 시기에 이를 방치했다가는 보수 분열로 총선 전망이 흐려진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한다는 말이고,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면 당연히 통합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라며 "자신을 지지하는 극단적인, 한쪽으로 치우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도움이 안 됨을 느낀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만으로는 '옥중 정치'가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퇴임한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인데, 하물며 이미 탄핵으로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그가 굳이 논란이 뻔한 '옥중 정치'를 통해 뭘 얻고자 하는 것인가. 

궁극적으로는 현실정치를 움직여 자신을 구명해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세력을 결집시켜 '과반의 제1당'으로 국회를 접수하고 나아가 정권을 되찾아 사면과 정치권력 회복까지 꿈꾸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엔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복수극'도 포함될 개연성이 적잖다. 

김정현 민생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자신의 추종세력을 규합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로 기획된 정치공작성 발언이며 종국적으로 총선 이슈를 '탄핵의 강' 쪽으로 몰고 가 탄핵 찬반 여론에 다시 불을 붙여 반문 연대를 통한 정치적 사면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현재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상 뇌물 혐의 분리선고 원칙에 따라 파기환송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형량은 더 늘 가능성이 적잖다.

박 전 대통령의 뜻대로 보수세력 결집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당장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감옥에서 의로운 결정을 해주셨다"며 "야당이 힘을 합쳐야 자유민주주의 위협 세력에 맞서 나갈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통합당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합치지 못하면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고,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어렵다"며 "다시 한번 박 전 대통령의 '우파 보수 대통합' 메시지를 열렬히 환영한다"고 했다.

손발이 척척이다. 김문수·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국민의 미래에 대한 큰 결단으로 크게 환영한다"고 밝힌 데 이어 통합당을 향해 "이제 하나로 힘을 합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꿈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정농단, 정경유착, 뇌물 등 무능과 비리로 파면된 '실패한 대통령'의 정치 선동이 부를 민심의 역풍도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동정론'이 일던 중도층 표심 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제윤경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헌법정신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고 본다. 마치 억울한 정치인인 양 옥중 선동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들의 탄핵결정을 부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국회에서 정쟁을 일으키고 발목만 잡는 통합당이 탄핵 이전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간 듯하다"면서 "탄핵 이전으로 정치 시계를 돌리겠다는 퇴행적 행태에 기가 찬다"고 논평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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