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너무 비싼 스마트폰…53만 원 지원금에도 못 사고 못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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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 스마트폰…53만 원 지원금에도 못 사고 못 팔아

김윤경
기사승인 : 2024-09-25 17:34:16
갤럭시·아이폰 고급형 모델은 200만 원↑
공시지원금 적용해도 100만 원 넘어
신형 폰 시장 2021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
교체주기 51개월…'쓰던 폰으로 버티자'

40대 직장인 K씨는 스마트폰을 장만하러 이동통신 대리점에 들렀다가 멈칫했다. 50만 원 넘는 지원금 소식에 영업점을 찾았지만 지불해야 하는 단말기 가격은 100만 원이 넘었다.

조금 낮은 사양으로 제품을 바꿔도 사정은 마찬가지. 단말기 값은 여전히 100만 원에 근접했다. 그마저 10만 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6개월 사용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 아이폰16 제품 이미지. [애플]

 

대리점 직원이 추천한 방안은 공시지원금 대신 25% 요금제 할인과 기기값을 깎아주는 신용카드 발급이었다. 직원은 월 2만5000원 씩 24개월간 총 60만 원의 기기값을 할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쇼핑과 외식 등으로 월 50만 원 이상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상황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모두 같거나 유사했다. 신형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100만원, 심지어 200만 원이 넘다보니 50만 원 넘는 지원금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발길 돌리는 소비자들…알고 보면 오래된 얘기


K씨처럼 비싼 스마트폰 가격에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은 많다. 알고 보면 오래된 얘기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 원을 넘긴 후부터 공시지원금은 사실상 무기력해졌다.

지난 2011년 아이폰4S가 107만8000원으로 100만원을 돌파한 후 스마트폰 가격은 매년 고공행진했다. 2019년 갤럭시 폴드 출시 후로는 200만 원대 폰도 여럿이 나왔다.

올해 새로 출시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모두 100만 원이 넘는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56GB 스토리지 기준 갤럭시 S24 기본 모델이 115만 원으로 가장 낮고 7월 출시된 갤럭시 Z 폴드6는 222만9700원이다. 스토리지 용량을 늘리면 가격은 더 올라 폴드6 1TB(테라바이트) 모델의 출고가는 270만 4900원이나 된다.

지난 20일 출시된 아이폰16은 최소 가격이 128만원이다. 스토리지 128GB 기본모델이 그 가격이고 256GB는 140만 원, 512GB는 170만 원이다. 아이폰16 플러스는 최소가가 135만원(128GB), 프로와 프로맥스는 각각 155만원(128GB), 190만원(256GB)부터 시작한다.

아이폰16 프로맥스 1TB 모델은 막대(bar) 타입인데도 250만 원이 최소가다. 메모리(RAM) 용량을 올리면 가격은 300만 원에 육박한다.

단말기 가격 인상 요인으로는 부품 원가 상승이 지목된다. 작년과 올해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인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카메라 모듈이 두 자릿수 비율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부품가격이 올라서…기업들도 못 팔아서 울상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못 사 속상하고 기업들은 기대만큼 못 팔아 울상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6 시리즈는 국내 사전 판매량이 91만 대로 102만 대 팔렸던 전작에 못 미쳤다. 고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아이폰16 시리즈의 사전 판매량도 1차 출시국에 첫 포함된 한국에서는 전작 수준이었지만 글로벌 판매는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의 궈밍치는 아이폰16 사전판매량이 전작보다 약 13%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주요 AI(인공지능) 기능이 빠진채 출시돼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버티는 소비자들…신형 폰 시장 하락세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형 스마트폰 시장이 2021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난 점'을 원인으로 짚었다.

실제로 사용하던 폰으로 '버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길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테크인사이츠 등에 따르면 2020년 38개월이었던 평균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022년 43개월, 2023년에는 51개월로 늘었다. 4년 이상 같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아진다는 얘기다.

AI 스마트폰이 출시된 올해는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지만 연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25% 약정 할인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고가 요금제 조건 없이 공시지원금을 지출하기엔 부담이 크다"면서 "중저가 가성비폰의 종류가 많아져야 문제를 조금이라도 풀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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