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데스크시각] '환율 방어'에 녹아내리는 외환보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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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환율 방어'에 녹아내리는 외환보유고

안재성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4-05-07 17:43:54
尹 취임 후 2년 새 외환보유액 360억달러 감소
과도한 시장 개입, 장기적으로 시장을 병들게 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한국은행 집계)이 4132억6000만 달러로 3월 말(4192억5000만 달러) 대비 59억9000만 달러 줄었다.

 

한 달 새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한은은 "외환시장 안정화 노력,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겹친 탓"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 접근할 만큼 치솟자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화를 위해 시장에 달러화를 풀었다는 얘기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은 올해 4월 한번 만이 아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행해졌다. 달러가 자꾸 시장에 빠져나가니 윤석열 정부 들어 외환보유액이 확 줄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 말 외환보유액은 4493억 달러였다. 올해 4월 말까지 2년 간 외환보유액이 360억4000만 달러 급감했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는 전 정부들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수출기업이 벌어들이는 달러화,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은 지속 증가하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7년 4월 말(3765억7000만 달러)부터 퇴임 시까지 외환보유액은 727억3000만 달러 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3년 1월 말 외환보유액은 3289억1000만 달러였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2016년 말엔 3711억 달러였다. 4년 새 421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현 정부에서 외환보유고가 크게 축소된 데에는 달러화 강세로 인한 기타 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단연 '환율 방어'가 크게 작용했다.

 

한은 관계자는 "2022년에 특히 외환보유액이 많이 줄었다"며 "당시 환율이 1440원까지 뛰면서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실행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고가 녹아내리고 있는 셈이다.

 

물론 환율 방어는 필요하다. 원·달러 환율이 뛸수록 수입물가가 올라 국민 삶이 고달파진다. 기업 경영도 어렵고 금융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정도란 게 있다. 외환보유액이 최소 비슷하거나 약간 감소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모를까, 2년 새 360억 달러 넘게 줄어든 건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지나쳤다는 뜻이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병들게 할 수 있다. 시장의 '자정 기능'이 저하돼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튀어나올 수 있다. 미래 예측이 힘들어진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을 떠나면서 자금 부족이 야기될 수도 있다. 또 국가 신인도 추락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자유시장경제'를 수없이 강조해왔다. 하지만 취임 후 행보는 딴판이다. 은행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 식품기업에 가격 인상 자제 압박, '영끌러'(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한 사람) 구제, '둔촌주공 구하기' 등 시장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경제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취임 후 2년 연속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돌았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1.4%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0.8%),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1%) 등 대형 위기가 일어난 해를 빼고는 최저 성장률이다. 25년 만에 일본에도 뒤졌다.

 

여당은 4·10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 역대급 참패를 겪었다. 이제 좀 바뀔 때가 아닐까.

 

▲ 안재성 경제산업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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