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은행, '폭리' 비판에 끙끙대면서도 예금금리 못 올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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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폭리' 비판에 끙끙대면서도 예금금리 못 올리는 이유는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4-09-02 17:10:17
대출금리 인상하면서 예금금리는 인하
"예금금리 올리면 대출금리 더 뛰어"
"정부·당국 수차 말 바꿔…대응 놓고 고민"

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는 끌어올리면서도 예금금리는 낮춰 '폭리'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욕을 먹더라도 예금금리는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30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2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달 5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내렸다.

 

예금금리는 하락세인데 대출금리는 거꾸로 상승세다. 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85~5.74%로 지난달 2일(연 3.03~5.20%) 대비 하단은 0.82%포인트, 상단은 0.54%포인트씩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3~6.54%에서 연 4.59~6.54%로 하단이 0.56%포인트 상승했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대출금리가 상승세인 건 가산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축소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은행 대출금리는 올라간다. 동시에 은행 이익도 증가한다. 이미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면서 은행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로 고통받는 차주들이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며 비판하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의 지시이므로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집값 상승 여파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면서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가계대출 자제를 요구했고 은행은 이에 맞춰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금리를 높여 이자부담이 무거워진 차주가 대출을 꺼리게 만드는 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폭리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안에 대해서도 은행들은 망설인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를 더 뛰게 만들 우려가 높아서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코픽스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하는데 특히 예금금리 영향이 크다. 따라서 예금금리를 인상할수록 코픽스도 상승해 변동형 주담대 금리까지 함께 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2%로 6월(3.52%)보다 0.10%포인트 떨어졌다.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섣불리 예금금리를 올렸다가 차주들 부담이 더 무거워질 수 있어 함부로 움직이기 어렵다"며 "요새 금융당국이 금리인상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해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대출금리 인상은 은행 입장에서 돈은 많이 벌면서 수요를 억누르는 쉬운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아마 이자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정부와 금융당국을 원망하니 은행에 책임을 돌리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올해 내내 정부, 당국 입장이 여러 차례 바뀌어 은행에서도 대응하기 혼란스럽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당국은 연초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대환대출 서비스를 출시하고 상생금융을 강조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했다. 하지만 낮은 금리가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확대를 부추기자 다시 대출 억제를 요구했다. 은행이 가계대출을 억누르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자 이번엔 또 금리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젠 자격이 돼도 대출을 내주지 않는 가계대출 총량제를 실시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낯을 찌푸렸다. 그는 폭리란 비판에 대해선 "우리도 달갑진 않지만 예금금리를 올리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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