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베페 베이비페어', 육아·태교 미술 특별전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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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페 베이비페어', 육아·태교 미술 특별전 첫선

제이슨 임
기사승인 : 2024-02-14 18:10:49
SayArt&ISB 미술 특별전, 코엑스 B홀 15~18일
7세 꼬마작가 박건우 군 '넵튠의 모그이야기'부터
지은오 작가 태중 초음파 작품 '내안의 우주' 시리즈
김만희·최정윤·이목일·오영·전혁림·마광수·이태량·김원근·김인·이경훈·스토니강 출전

아시아 최초,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임신·출산·육아 종합 박람회인 '베페 베이비페어'가 올해는 기발한 발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45회째를 맞은 이번 베페엔 '아트 콜라보 기획전'이 열린다. 말하자면 기존의 전시에 미술품까지 전시의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물론 미술전시의 목적도 육아·태교를 위한 미술잔치다.

전시는 B홀 15개 Booth 규모로 꾸려진다. 이번 전시는 글로벌 영자뉴스 SayArt와 ISB가 베페의 지원을 받아 준비했다. 이 존에선 4일간 국내 유명 작가 총 12명의 작품 70여 점이 무대에 오른다. 육아·출산에 특화된 전시기획인 만큼 아이들의 시각을 자극하거나 산모의 태교를 위한 작품 위주로 선별됐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점은 이미 자리 잡은 '베페'가 기존 전시를 살리되 미술과의 공통분모를 찾아 더 확장한 개념의 독특한 전시를 꾸리는 발상의 전환이 페어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술계도 이번 특별전처럼 전문 아트페어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전시와 콜라보 하는 방식이 가뜩이나 침체를 맞고 있는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술계나 일반 전시업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의 속살을 미리 들춰보자. 세이아트와 ISB의 선택은 국내외 유명 작가 12명의 작품 70여 점이다.

내 아이를 위한 그림은 어떤 게 좋을까. 무대에 오르는 작가들을 들의 면면도 이채롭고 특별하다.
 

▲ 14일 전시장을 찾은 꼬마작가 넵튠이 벽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제이슨 임]

 

우선 눈길을 끄는 곳은 '미술로 성장해 어엿이 작가로 활동하는 우주를 사랑하는 7세 꼬마작가 넵튠(Neptune) 존이다. 이 존엔 꼬마 작가 박건우 군이 창조한 캐릭터 '모그(Mog)'를 우혜영 작가와 협업한 피규어부터 다양한 꼬마작가의 그림들을 볼 수 있고 현장에서 열리는 이벤트 스케치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작품 감상도 중요하지만, 이 존은 꼬마 작가 넵튠의 끝없는 상상력과 더듬이를 그의 부모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왔는지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 특히 유의미하다. 아이를 예술가로 키울 요량이라면 반드시 살펴봐야 할 무대라는 것.

 

▲ 지은오, The universe in me, 캔버스에 피그먼트프린트, 60X60, 2024 [SayArt]

 

또 다른 독특한 존은 지은오 작가가 꾸민 공간이다. 작품은 '내 안의 우주' 시리즈와 티셔츠 등이 전시된다. 이 공간에서 지 작가는 태중 초음파 이미지를 작품으로 승화한 '내 안의 시리즈'를 선보인다. 지 작가는 앞서 패션디자이너로 오랜 내공을 쌓은 후 몇 해 전부터 '실'을 사용한 '경계'란 주제를 캔버스 위에 화두로 던져왔다. 지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아이의 태중 초음파 이미지를 작품으로 만든다는 건 사실 세상을 나오려는 아이와 협업을 하는 일이다. 작품 자체가 생명이라 생각하니 매번 심장이 벅차오른다"고 전했다.

 

이 공간이 특별한 점은 부스를 찾은 산모가 자기 아이의 초음파 사진을 작가에게 제공하면 나중에 세상 유일한 작품으로 승화된 '내안의 시리즈'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외에 나머지 공간은 기라성 같은 국내 예술계의 작품들로 꾸며진다. 

 

▲ (좌)김만희, Journey Santiago De Compostele, Acrylic on Canvas, 45×45, 2017-2 (중)스토니강(우상)이목일, 옵셋, 75.5x55 , E.d.5075, 2004 (우하)전혁림, '김춘수.전혁림' 시판화집 에디션판화, 옵셋, 54X43, 2006

 

우선, 뉴욕이 사랑한 남자, 붓을 든 과학자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만희(KIM MANHEE) 선생의 독특한 추상 세계를 훔쳐볼 수 있다. 선생이 그은 선과 쌓아 올린 면과 면 그리고 위에 선생이 입힌 무채와 유채색은 여타의 추상화와 다르다. 정갈함은 채를 거른 채수처럼 맑지만 그림 속엔 수천 년 땅속에서 꿈틀거리다 땅 위로 솟구치는 용암의 뜨거움이나 소를 타고 '함곡관'을 지나며 5000자 짧은 '도덕경'을 남긴 노자의 만추를 느끼게 한다. 정갈한 맘으로 태교를 중인 산모에겐 안성맞춤인 작품들이다.

 

꽃과 창 같은 구상을 기하학적 추상 등 특유의 기법으로 그려내며 주목받고 있는 스토니 강은 얼굴이 없는 복면 화가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엔 이들 작품을 더 진화시킨 실낙원 시리즈 등으로 초대작품전을 잇따라 열며 대중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스토니 강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고 투자보다 소장 가치를 우선하는 작품성에 주력하면서 향후 기대를 더욱 모으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때 골프황제 타이거우즈가 한국 작가 작품 수십여 개를 구매해 세계 미술계를 화들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판화 작가 이목일(LEE MOK IL) 선생의 이야기다. 이번 전시에선 베일에 가려 있던 그의 작품 여러 점이 무대에 선다. 세상을 유랑하며 작품을 던져왔던 그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직접 보고 구매할 기회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기회다.

 

한국의 피카소로 불린 전혁림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전 작가는 광복했지만, 문화 폐허 시절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해 남해안 통영읍에 모여 예술혼을 싣던 작가였다. 당시 그는 유치환, 김춘수와 교류하며 한국미술의 미래를 고심했다. 이번 전시엔 이젠 한국 시단의 별이 된 김춘수와 2006년 함께한 시판화집에 수록된 그의 작품 에디션 판화가 무대에 오른다. 그의 오방색 '색면 추상화'는 아이의 미술 감각적 시각형성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지나쳐선 곤란하다.

 

▲ 오영, 오르는 산책, 73x50cm, pencil on paper, 2018

 

작가 오영(OHYOUNG)의 작품도 관객을 맞는다. 오 작가는 오랜 시간 '타자'를 통해 겪은 여러 삶의 경험적 군상을 캔버스 위에 그려 넣었다.

 

작가는 이런 그림을 통해 시대의 아픔, 소통의 부재, 인간성의 상실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같은 작품이지만 매번 작품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는 이의 시각을 자극한다는 점과 주제의 무게감과 달리 평온함을 선사하는 그의 작품들은 이번 전시에 멋들어지게 어우러진다.

 

▲ (좌)마광수, A.P, 옵셋, 48X65, 2005 (중)김원근, 크림맨,33x23, 2021(우)이태량, 명제형식,캔버스에유채,아크릴, 45.5X33.4(8호),2019

 

30여 년 전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을 기억하는가. 마광수(MA KWANGSOO) 교수 얘기다. 당시 '예술과 외설' 논란으로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마 교수. 그는 2017년 9월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화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아직도 그를 두고 '시대를 앞서간 천재' 혹은 '변태적 상상력의 외설 작가'란 양극단 시선이 남아 있다. 이번 베페에선 그의 숨겨진 작품 한 점이 홀연히 관객을 맞는다.

 

우스꽝스러운 '사랑에 빠진 깍두기 머리의 남자들' 조각으로 이른바 '대박신화'를 낳은 김원근(KIM WONGEUN) 작가의 작품들도 관객을 맞는다. 보자마자 웃음이 터지게 하는 김 작가의 작품은 아이들의 그것과 닮아있다. B급 인생들의 내면을 '웃음'으로 담아온 그은 작품들은 부스를 찾은 산모나 아이들에게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게 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출동한 깍두기 머리 남자들의 임무는 완수하는 셈이다.

추상화가 이태량(LEE TAERYANG)의 소품도 무대에 오른다. "내 그림은 중요하지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림 밖에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작품은 명제형식(命題形式, propositional form)이라 불린다. "내 그림은 헛소리"라며 "나는 무엇을 주장하거나 피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작품에서 베페를 방문한 아이들이나 태중 아이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 (좌)최정윤, The flesh of passage, 캔버스에 피그먼트프린트, Ed, 40x40, 2024 (중)이경훈, Time of the wind, pencle, oil on linen, 53x41(10호), 2021 (우)김인, No reason, 캔버스 아크릴릭, 27.3x34.8(5호),2022

 

해외에서 더 알려진 유명조각가 최정윤(CHOI JEONG YUN)의 조작 작품을 현장에서 볼 기회도 주어진다. 그동안 칼과 꽃을 결합한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아온 그의 작품들. 그는 검에서 절대 권력을, 꽃에서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표현하며 '인류사 관통하는 화두'를 시각과 공간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이번 베페에선 그의 이런 실제 조각작품뿐만 아니라 해당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판화형식으로 만든 접사 한정판 캔버스 작품을 손에 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찬란한 육감적인 색상은 아이의 눈을 쫑긋 돋울 수 있다.

 

일상 속 사라져가는 기억 속의 감정을 따뜻한 색채로 포착, 동화 같은 풍경을 그려내는 이경훈(LEE KYUNGHOON) 작가의 작품도 얼굴을 내민다. 인물들과 조화를 이루는 동식물 그리고 감성들. 이런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집약체는 편안한 '쉼'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들은 아이들이나 산모와 찰떡궁합인 셈이다.

큰 전시회를 갔다면 한 번쯤 봤을 '핑크 주먹(Pink Punch)' 시리즈. 이 작품들은 최근 몇 년간 국내 미술계의 스테디셀러 가운데 하나다. <핑크 펀치 시리즈>나 <아톰 시리즈>, <스페이스 부기우기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 세계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김인(KIM IN) 작가의 작품이다.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주먹'. 강렬한 색상과 한번 보면 잊을 수 없게 하는 그의 '주먹' 두 방이 관객을 기다린다.

전시를 기획한 마리아 김 세이아트 발행인은 "미술작품은 가장 좋은 태교와 육아를 유도한다. 아이는 '또 하나의 우주'다. 아이의 탄생과 성장엔 미술만큼이나 좋은 영향력은 없다. 특히 이번 전시는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한국 작가 여러분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라 그 의미가 깊다"라고 전했다. 

 

공동 기획자인 ISB 안상영 대표는 "올해는 시각을 바꿔 기존 전시에 미술을 함께 무대에 올렸다. 이번 미술전시는 올해 베페 전시장의 품격을 높일 뿐만아니라 향후 일반 전문 전시장의 품격을 제고하는 또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SayArt는 그동안 프리즈(Frieze), 아트바젤(ArtBasel) 등과 같은 세계 주요 미술 박람회 현장에서 한국미술의 우수성을 심층 보도해 온 글로벌 영자뉴스이며 ISB는 국내 최정상급 전시 디자인 전문업체로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HP와 LFP시장 등 수십 년간 해당 분야의 파이오니어로 입지를 굳혀왔다.

'베페 베이비페어' 특별전은 이달 15일부터 4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계속된다.

 

KPI뉴스 / 제이슨 임 아트전문기자 Jasonyi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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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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