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올해 내내 금리동결할 듯"…딜레마 빠진 한은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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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금리동결할 듯"…딜레마 빠진 한은 통화정책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6-02-26 17:44:02
내리자니 가계부채·환율 우려…올리자니 성장률·부실 걱정
"올려야 할 때 올리지 않고 내리지 말아야 할 때 내린 탓"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딜레마에 빠졌다.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형국이라 '강제 동결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다.

 

지난해 7월부터 여섯 차례 연속 동결로 동결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문제는 금리동결이 '최선'이라 동결하는 게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 동결 결정만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2.0%로 전달(2.3%)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얼핏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물가 통계에는 자가주거비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자가주거비란 본인 소유 집에 살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뜻한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세를 줬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임대료 수익, 재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유지·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김 교수는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물가상승률이 2%포인트가량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계부채와 원·달러 환율도 안심할 수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부동산 대출 등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신용은 총 1978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9월 말보다 14조 원 늘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1170조7000억 원으로 절반 이상이다.

 

이 총재는 또 "환율이 최근 꽤 낮아졌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높아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떨어진 1425.8원을 기록했다.

 

집값도 아직 불안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올랐다. 4주째 상승폭이 둔화되긴 했으나 상승세는 55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초부터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더 이상 유예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주택자 금융 혜택 중단을 지시하고 보유세 인상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집값을 자극해 정책 효과를 제약할 수 있다.

 

사실 금리인하보다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는 3.50~3.75%로 여전히 한미 금리 역전폭이 1.25%포인트에 달한다. 연초부터 증권시장이 너무 뜨거워 물가에 상방 압력을 줄 우려도 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은이 연말까지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주식시장 과열이 이어지면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 호조와 전자제품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를 올리는 선택은 또 쉽지 않다. 금리인상은 먼저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상향조정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1.9%에서 1.8%로 하향했다.

 

금리가 뛰면 취약가구와 한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확대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부채 부실화 염려 때문이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딜레마에 빠진 한은 상황에 대해 "금리를 올려야 할 때 올리지 않고 내리지 말아야 할 때 내린 탓"이라고 꼬집었다. 한미 금리 역전 상태를 장기간 방치한 점과 더불어 재작년 10월부터 작년 5월까지 기준금리를 1.00%포인트나 낮춘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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