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고려아연 노리는 MBK '흑역사', 갑질·먹튀·감원 등 논란 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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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노리는 MBK '흑역사', 갑질·먹튀·감원 등 논란 점철

박철응
기사승인 : 2024-09-23 17:41:19
BHC, 비판한 가맹점주 계약 해지로 과징금
영업이익 대부분 배당으로 챙겨
홈플러스, 매장 줄이고 수천명 감원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선언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 노동계 등 각계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고려아연 제련소가 위치한 울산에서는 5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1인 1주식 갖기'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의 고려아연을 MBK가 인수합병하면 지역의 고용과 투자 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이다.

 

여야 의원들도 MBK에 대해서만은 모두 부정적이다. 다음달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김병주 MBK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 울산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려아연 주식갖기 운동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울산시=뉴시스]

 

이 같은 비판 여론은 무엇보다 MBK 투자 기업들에서 쌓여온 '흑역사'가 주된 근거다. 해당 기업들이 종사자와 소비자들은 안중에 없이 이익 창출에만 급급하다는 지적 속에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MBK가 2018년 인수한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BHC가 부당하게 진정호 BHC가맹점주협의회장과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물품 공급을 중단했다며 3억5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지난 5월 서울동부지법도 BHC가 1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진 회장이 본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촉발된 일이었다. 신선육이 아닌 냉동육, 질 낮은 튀김유를 공급한다는 등으로 고발과 공정위 신고를 하자, 계약 해지로 응수한 것이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가맹계약 위반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계약 해지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맹점주 자율로 정하도록 돼 있는 배달앱 판매 가격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조정하고 강요했다며 경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분석을 보면, BHC의 매출액은 2018년부터 연평균 17%가량 증가했고 특히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했다. 다른 경쟁업체들이 잘해야 15%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그 이면에는 가맹점주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 초 BHC의 가격 인상에 대해 "치킨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 부담을 안아야 하는 가맹점에 이중 부담을 주면서 본사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의심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과도한 이익 챙기기 지적도 나왔다. 김경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BHC의 2018~2022년 주주 배당액은 4696억 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80%에 이른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맹점과의 상생은 철저히 배제됐고 MBK 등 소수 주주의 주머니만 채워진 꼴"이라고 직격했다. 

 

MBK가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도 진통의 현장 중 하나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여 개 점포를 매각했고, 6000명가량의 직영 직원과 보안 직원을 비롯해 5000명 이상의 외주 직원을 감축했다.  

 

MBK는 홈플러스 매각을 추진 중이나 이른바 '먹튀' 반발이 거세다. 홈플러스지부는 MBK가 홈플러스 자산을 팔아 인수차입금을 갚고 영업이익 대부분을 이자 비용으로 뽑아가면서 시설 투자 없이 고용만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지부장은 지난달 광화문 앞에서 가진 총궐기 대회에서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1조를 투자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했지만, 그동안 한 일은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을 팔아먹고 매장을 매각한 일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MBK는 2013년 ING생명을 1조8400억 원에 인수했다가 5년만에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2조 원 넘는 차익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사무금융노조 ING생명보험지부는 MBK가 인수 이듬해 직원 20%를 감원했고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해 고통을 감수케 했다고 주장했다. 

 

MBK가 '트러블 메이커'처럼 문제를 일으키면서 국회에서도 단골 타깃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1조원을 출자하는 국내 사모펀드 분야 위탁운용사 중 한 곳으로 MBK를 선정해 논란이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국회 보건복지위 회의에서 홈플러스 등 사례를 들어 MBK에 대해 "국민연금이 기업 사냥꾼에 뒷돈을 대 줄 수 있는 물꼬가 터진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우려하는 부분들을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5%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주목된다. 고려아연은 1974년 고(故)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세워 70년 넘게 동업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창업자 3세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취임하면서 영풍 계열 경영을 맡은 장씨 일가와 분쟁을 벌여왔다. 급기야는 영풍이 MBK와 손잡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기까지 이르렀다. 

 

영풍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윤범 회장이 75년간 이어온 동업과 자율경영 정신을 훼손하고 고려아연을 사유화하기 위해 전횡을 일삼고 있다"며 "적대적 M&A, 약탈적 M&A가 전혀 아닌 최대주주의 지배권 강화와 경영권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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