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압구정 재건축 숨은 땅주인 '암초'…서울시 "지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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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재건축 숨은 땅주인 '암초'…서울시 "지연은 없다"

설석용 기자
기사승인 : 2025-08-13 16:53:04
3구역·5구역 토지 소유권 소송 전망
서울시 "협의로 해결할 수 있는 일"
2구역은 순항, 현대건설 단독 응찰 유력

서울 압구정 재건축 사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토지의 일부가 조합이 아닌 과거 시공사나 지자체 소유로 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사업 지연은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서울시 관계자는 KPI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압구정 재건축 구역에 대한 현황을 조사 중"이라며 "정비사업지에서 토지 소유권이 조합이 아닌 경우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압구정뿐만 아니라 과거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지에서 수십차례 이런 경우가 있었지만 사업이 지연된 경우는 없었다"면서 "협의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송을 해서 정리하는 것이 깔끔할 수도 있다"고 했다.

 

▲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이상훈 선임기자]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총 25개 단지를 6개 구역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사업비는 14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재건축 이후 1만3500여 가구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되고 있는 3구역과 5구역은 내년 초쯤 시공사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토지 논란'에 따라 늦춰질 수도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3구역과 5구역 조합은 일부 재건축 사업 부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과거 시공사 등을 대상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구역의 일부 사업 토지는 서울시와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소유로 돼 있다. 현대아파트 3~4차 단지 부지 중 서울시는 4655.2㎡, 현대건설과 HDC현산은 약 2만9367.9㎡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 2조6000억 원에 달한다.

 

민법에서는 타인의 물건을 20년 동안 점유하면 소유권이 인정되지만, 국유재산은 예외다. 행정재산은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

 

서울시와 조합 모두 재건축 사업의 순항을 원하기 때문에 큰 싸움으로 번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최초 시공사였고, 압구정 재건축 사업에 참여를 원하기 때문에 조합과의 원만한 협상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과 계속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부득이하게 협의가 안 되면 일부 공탁금을 걸어놓고 사업을 진행하면 되고, 소송은 상급심으로 갈수록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그 전에 조정 권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3구역은 현대아파트 1~7차, 10, 13, 14차 등이 포함돼 있고, 전체 면적은 36만187.8㎡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중 가운데 위치해 있고 한강과의 접근성도 좋아 주목도가 높다. 

 

한양 1차~2차 단지로 묶인 5구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곳도 과거 시공사였던 (주)한양(현 BS한양)이 일부 토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S한양 명의로 된 토지 지분은 1차에서 약 179.179㎡, 2차에서 약 427.767㎡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주)한양 명의의 한양2차아파트 대지 지분 이전 소송 진행의 건'을 의결하고 법적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3구역과 상황은 비슷하지만 입장은 조금 다르다. 5구역은 1978년 준공 당시 (주)한양이 공사를 맡았는데, 이 회사는 2004년 보성그룹에 인수돼 사명이 BS한양으로 바뀌었다.

 

보성그룹의 입장에선 20여 년만에 압구정 금싸라기 땅의 지분이 확인된 셈이다. 3.3㎡당 시세가 2억 원을 넘어섰으니, 해당 토지값은 360억 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 

 

BS한양 관계자는 "인수 이전의 일이라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등기부상 해당 자산이 한양 명의로 등록되어 있어 공식 서류를 바탕으로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BS한양은 압구정 재건축 수주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적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2구역은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이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데, 1차에서 현대건설만 단독 응찰했다. 경쟁사가 없을 거란 분위기가 짙다.

 

2차에서도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현대건설의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조합은 오는 20일 2차 현장설명회에 2개 사 이상 참석하지 않으면 다음날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27일 총회에서 시공사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현대'의 100년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50년 전 압구정에 현대 아파트 단지를 만들었고 향후 50년을 더 책임지겠다는 설계 콘셉트인 'OWN THE 100'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3호선 압구정역을 단지와 연결하는 지하 통로 조성을 추진하고 있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서울현대학원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압구정 핵심 주거·교육·문화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영국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적 디자인 설계를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헤더윅은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 등을 설계한 이력이 있다. 또 국내 13개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이주비와 중도금, 분담금 등의 전방위적 금융 지원을 예고하고 있다.

 

2구역은 압구정현대 아파트 9차, 11차, 12차를 재건축해 지하 5층 최고 65층의 14개 동으로, 기존 1924가구를 2571가구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3.3㎡당 공사비는 1150만 원, 총 공사비는 2조7488억 원으로 책정됐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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