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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박지르는 일본, 벼랑 끝으로 몰리는 한국

UPI뉴스
기사승인 : 2019-07-28 16:56:26
유재순 JP뉴스 대표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아베가 진짜 한국을 잡았다." 이 말은 요즘 지한파, 혹은 친한파 일본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30일,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신일철 주금(구 신일본제철)은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 원씩의 배상금을 지급하라 고 판결했다. 이 판결 직후부터 일본 정가와 외무성 내에 서는 아베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한국에 대해 보복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 부분의 사람은 일본정부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정치적 수사로 강하게 어필하는 정도의 항의로 끝날 줄 알았다. 왜냐하면, 같은 해 4월, 한일 위안부 합의검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정부 시절에 맺었던 위안부 관련 합의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던 오태규 전 한겨레신문 논설실장이 오사카 총사로 임명되었을 때도 외무성 내부에서는 적잖은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공식적으로는 그런 반응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당시 외무성 내부에서는 "한국이 오죽 일본을 무시하면 반일인사를 일본주재 공관장으로 내보내느냐"라는 말들 이 많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외무성 나름 이유가 있었다. 과거 역대 한국대사들의 면면을 보면 비외교관 출신 학자 들이 많았고, 또한 일본정계의 인맥부재로 한국관련 문제 가 불거질 때마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마땅한 한국 외교관이 없다고 외무성 내에서는 불만이 팽배해 있었다. 


이 같은 불만과 불쾌감이 그대로 아베 신조 총리에게 보고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일까. 2016년 7월, 한일 정부 의 합의에 의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설립 됐던 '화해치유재단'이 2018년 11월 21일 한국정부에 의해 해산 결정이 내려지자 아베정부는 그동안 망설여왔던 모종의 결정을 굳혔다고 한다. 이를테면 현재 아베 정부에 의한 경제보복이 바로 이때부터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몇 번의 한국정부에 대한 시그널은 있었다고 외무성 관계자는 밝혔다. 직간접적으로 이런저런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정부의 분위기를 전했고 대화 요청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무반응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일본정부는 이 같은 한국정부의 무반응에 대해 "일본에 대한 철저한 무시"라고 해석했다고 한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의한 한국 내 신일철주 금 미츠비시 후지코시 기업에 대한 가압류와 매각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있었던 모든 피해보상은 1965년 한 일협정 때 5억 달러로 일괄적 타결했다고 생각하는 일본 정부는 이 모든 상황을 '일본무시에 의한 도발'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공을 들인 것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반아베파 일본인들로부터 '미국의 충견'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관계를 보던 아베 총리는 만날 때마다 한국정부 즉 문재인 정부의 외교난맥상을 지적하고 언젠가 한국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사전 보고(?)를 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아베 총리는 내심 적어도 자신이 행하는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편을 들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 통령은 최근 일련의 한일 상황에 대해 아베 총리의 자신감 을 대변하듯 한국의 중재 요청을 모른 척 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아베 정부 주변에서 심상찮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지한파 정치인이나 외무성 내 한국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설마 극단적인 조치까지 나올리는 없겠지" 하는 반응이 주류였다고 한다. 한편으론 한국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외교파이프를 풀가동시켜서 한일 갈등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시종 일관 무반응으로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때문에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가 끝났음에도 아베 정부가 그리 간단하게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앞에서 기술했던 것처럼 한국에 대해서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온 앙금이어서 아베정부 뿐만 아니라 외무성 내부에서도 극단적인 단교까 지는 아니지만, 당분간 한국과 거리를 두고 상대를 하지 말자는 기류가 팽배하다고 한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아베 총리에 대한 일본 내 지지층이 비교적 두텁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 경제계 또한 현재까 지는 드러내놓고 반발하는 기업도 없다. 국민은 국민대로 아베 정권은 싫지만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국인의 반일 감정 만큼이나 일본인의 반한 감정도 만만치 않기 때문. 


키는 트럼프와 관서지방인들이 쥐어 


문제는 관동지방을 제외한 동북지방과 관서지방의 향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7월 25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백 색국가 지정 해제조치'에 대해서 앙케이트 조사를 한 결 과, 약 3만여 건의 의견 중 90% 이상이 해제조치에 찬성을 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사도 이와 비슷하게 보도했다. 

 

공개적인 여론조사이니 90% 찬성이라는 결과는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지만 3만 명이라는 수치와 90%라는 결과가 일본 전체 국민들을 대변한다고 말하기에는 일본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 일본 언론이 보도한 여론조사는 대부분 관동 지역, 즉 도쿄를 포함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조사가 많았다. 다시 말하면 관서나 동북지역인들의 반응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최근 일본 언론의 보도 경향이 많이 달라졌다. 7월 1일, 수출규제조치를 발표할 때만 해도 일본 언론 대다수가 일본정부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편향된 보도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25일 하루 동안 한국관련 뉴스에서는 전과는 달리 상당히 균형을 맞춰 보도하려는 자세가 역력했다. 


뿐만 아니라 아베정부의 경제보복이 일본 국내에서도 어떻게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지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국인의 일본여행 안가기 운동으로 야기 된 관서지방과 동북지방의 막대한 피해 현황이었다. 


지난해에만 한국인의 일본방문 여행객 수는 754만 명. 이들이 일본 여행에서 쓴 돈은 무려 6조4천억 원에 달한다. 그 중 3분의 2가 가격이 저렴한 규슈 일대 관서지방, 아 오모리, 홋카이도의 동북지방에 몰려있다. 


일본 언론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은 이들 지역이 관광 중심 지역이기 때문. 일본방문 1위를 차지하는 중국인과 그 뒤를 잇는 한국 관광객이 그곳을 찾지 않으면 말 그대로 현지 경제는 무너진다. 왜냐하면 관광지역에서 숙박, 음식점, 쇼핑센터, 서비스업, 교통시설 등 대부분이 생계형이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만으로는 종업원 월급주고 아이들 가르치고 먹고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7월 25일자 아사히신문은 온천이 집중돼 있는 오이타현 소재 호텔과 일본전통 여관 3곳에서 무려 1100명이 예약 취소를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후쿠오카 시내에 있는 다이마루 백화점에서는 한국 관광객 두절로 매출이 30%가 줄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서일본철도 사장은 같은 날 후쿠오카 시내에서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서일본철도가 일본 전국에서 운영하는 17개 호텔 숙박 매출이 지난해 대비 30%가 줄었다고 호소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방경제가 파탄난다는 것. 

 

다른 지역에서도 상황이 얼마나 급했는지 야마가타현의 요시무라 미에코 지사는 7월 중순 한국을 방문, 몸소 관광 판촉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관광객을 상대로 한 경제활동을 하는 지역에서 는 앞에서 얘기했듯 대부분 생계형이다. 이 지역에서는 악 화된 한일관계가 이대로 장기간 방치되다가는 지역 경제 가 파탄 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갈 것 인가? 


야마가타현 지사처럼 한국에 직접 방문해 관광판촉을 벌일 것인가, 아니면 아베 중앙정부에 그 해결책을 요구할 것인가.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관서ㆍ동북 지방 자치단 체장들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특파원을 지낸 한 일간지 기자는 그 해법에 대 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해결책은 딱 두 가지 입니다. 트럼 프 대통령이 아베 수상에게 여기서 멈추라고 명령을 내리 든가, 아니면 관서지역 주민들이 아베 정부에게 반기를 들 든가. 그러면 지금까지 잃어버린 30여 년을 버텨왔던 일본 국민도, 언론도 이제 적당히 하자고 화해를 부추길 것입니 다. 그 외에는 한일 양국 모두 쌓인 앙금이 많아 스스로 해 결하기가 어렵습니다."


유재순 JP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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