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김기성의 경제분석] 다이슨의 AS 개선 약속이 미덥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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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의 경제분석] 다이슨의 AS 개선 약속이 미덥지 않은 이유

김기성
기사승인 : 2023-11-26 16:14:21
소비자 불만 폭증하자 뒤늦게 사과·개선 약속
AS 투자 소홀히 해놓고 이제 와 이달 말까지 개선 약속
다이슨 가격 인상으로 한국 매출 폭증해도 소비자 홀대

비싸기로 유명한 가전 브랜드 다이슨이 AS와 관련한 한국소비자 불만에 대해 결국 공식 사과문을 내놨다.

 

다이슨은 지난 22일 롭 웹스터 아태지역 총괄대표의 명의로 그동안 제품 수리 과정에서 고객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현재 지연되고 있는 AS 문제를 이달 말까지 모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을 표하는 시선이 많다. 다이슨의 한국 홀대 자세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막무가내 AS 정책으로 소비자 불만 폭증

 

다이슨의 AS에 대한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다이슨 관련 소비자 불만은 864건으로 한 해 전과 비교하면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AS 불만이 538건, 62%로 가장 많았다.

 

불만 내용을 보면 고객센터와 연결되지 않는 것은 물론 AS 부품의 부족으로 수리가 지연된다는 불만이 많았다. 또 다이슨은 제품을 판매할 당시에는 부품이 없으면 리퍼제품으로 교체해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막상 소비자가 요구하면 장기간 기다리게 만들거나 할인 쿠폰을 제공할 테니 새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 지난 2월 서울 성수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신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연맹은 다이슨이 국내 소비자 보호 정책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감시체계를 작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정성 결여된 '소나기만 피하자'는 사과?

 

이처럼 한국소비자의 AS 불만이 폭증하자 뒤늦게 다이슨이 사과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이슨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대로 사과를 하려면 왜 그동안 AS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어떤 이유로 AS 부품의 수급에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히 밝히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것이 사과의 순서라는 것이다.

 

이를 무시한 채 이달 말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당장의 비난, '소나기만 피해가자'는 심산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급격한 매출 증가에도 국내 AS 관련 투자는 소홀

 

더구나 다이슨은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한국 법인, 다이슨 코리아를 설립한 이후 3년 만인 2021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43%나 늘어나면서 5527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656억 원으로 무려 466%나 증가했다. 작년 매출도 21.9% 늘어난 6739억 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다이슨의 고객센터는 2018년 50곳에서 52곳으로 단 2곳 늘리는 데 그쳤다. 근본적으로 신속한 AS를 위한 투자를 외면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AS를 이달 말까지 개선하겠다는 약속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격 크게 올리고 홈쇼핑 등에서 장기 무이자 할부판매

 

다이슨은 유독 가격을 자주 많이 올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기 헤어케어 상품인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의 경우 지난해 1월과 7월, 그리고 올해 3월에 걸쳐 한 번에 5만 원씩 세 번 올려 7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15만 원 무려 25%나 올린 것이다. 또 드라이어 제품인 '슈퍼소닉'은 작년 1월 46만9000원이던 것이 두 차례 가격 인상으로 17% 오른 54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이슨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물류비용 급증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다이슨 제품이 홈쇼핑 등에서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의 진정한 이유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 할부에 따른 이자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일종의 마케팅 수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슨에게 한국 시장은 오직 '소비처'?

 

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인 다이슨은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한국을 홀대하고 있다. 다이슨은 지난 5월 독점 기술을 가진 배터리셀을 생산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차세대 배터리 공장을 2025년까지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에는 2700억 원을 투자해 R&D 캠퍼스를 신설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이슨이 개발 생산하려는 첨단 배터리와 모터 분야에서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기술 강국이다. 물론 글로벌 기업이 어디서 연구개발을 하고 어디서 생산하는지는 오롯이 자신들이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다이슨이 한국 시장을 오직 제품을 위한 소비처로 여긴다 하더라도 소비자 보호라는 근본적인 의무는 게을리해서 안 될 것이다. 정부와 소비자단체도 다이슨의 소비자 대응에 대해 감시와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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