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정책은 바뀌어도 종이빨대는 써라?"…혼란스러운 카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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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바뀌어도 종이빨대는 써라?"…혼란스러운 카페들

김경애
기사승인 : 2023-12-21 17:20:09
점포 내 플라스틱 빨대 전환세 '뚜렷'
저가·테이크아웃일수록 전환 속도↑
"친환경 역행" vs "음용 편의 우선"
환경부, 자발적 감량 정책 유지 방침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흐지부지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플라스틱 빨대 전환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역행한다는 지적이 일지만 빨대 단가와 소비자들의 음용 편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업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후 정부가 다시 "종이 빨대를 쓰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일선 카페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 중인 서울 시내 매머드커피 매장. [김경애 기자]

 

21일 기자가 서울 시내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20곳을 무작위로 방문해 조사한 결과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빽다방, 파스쿠찌 단 네 곳 만이 매장 안밖에서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디야커피와 메가커피, 엔제리너스 등은 종이 빨대와 플라스틱 빨대를 같이 내놨다.

 

이외 브랜드는 테이크아웃과 배달뿐 아니라 매장 안에서도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했다. 이들 브랜드는 일부(요거프레소, 할리스, 탐앤탐스, 디저트39)를 제외하고 저가 커피나 테이크아웃 전문점 형태였다.

 

종이·플라스틱 빨대를 병용해 제공하는 브랜드들은 매장별로 본사를 통해 구입해놓은 종이 빨대 재고를 소진 중이라고 밝혔다. 점주 자율로 빨대를 선택해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커피는 매장 안에선 가급적 종이 빨대를 제공하지만 매장 밖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제공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매장 수가 두 번째로 많으면서 직영점 형태로만 운영되는 스타벅스는 2018년 5월 환경부와 맺은 자발적 협약의 일환으로 종이 빨대를 계속 제공 중이다. 일회용품 규제 정책 선회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 서울 시내 할리스커피 매장에서 제공되는 플라스틱 빨대. [김경애 기자]

 

카페에서 종이 빨대가 사라진 데는 지난달 7일 환경부가 내놓은 발표의 영향이 컸다. 당시 환경부는 작년 11월 24일 시행(계도기간 1년)한 '카페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계도기간 종료일은 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일회용품 규제를 정부가 사실상 철회했다는 설이 퍼지면서 카페들은 빠르게 플라스틱 빨대로 전환 중이다. 

 

빨대 단가 차이 때문이다. 환경부가 지난해 공개한 '재질별 빨대 생산 단가'에 따르면 플라스틱 빨대는 개당 10~15원, 종이 빨대는 35~45원이다.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종이 빨대가 약 2.5배 더 비싸다.

 

소비자들의 음용 편의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들은 지난 1년 간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서 음용 시 쉽게 눅눅해져 불편하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종이 빨대가 정말 친환경 제품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합성수지로 코팅한 종이 빨대는 재활용이 불가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는데 코팅이 안 돼 있어도 음료로 눅눅해질 경우 마찬가지로 일반 쓰레기가 된다.

 

하지만 정부를 믿고 종이빨대를 생산해온 중소업체를 위기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환경부는 새로운 입장을 내놓았다. 

 

환경부 측은 "일회용품 규제 정책을 철회한 바 없으며 플라스틱 감량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에는 종이 빨대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끔 협조를 구한다고도 했다.

 

정책은 바꿔도 종이 빨대는 계속 쓰란 뜻인지 일선 카페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단가와 고객 선호도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종이 빨대보다 단연코 우수하다"며 "정부가 규제하지 않으면 카페들은 플라스틱 빨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종이 빨대 관련 정책을 완전히 전환한 건지, 과거로 돌아갈 건지를 분명히 해줘야 한다"며 "정부 입장이 오락가락하면 카페들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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