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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불황' 철강·석화, 구조조정으로 바닥론 솔솔

박철응
기사승인 : 2024-11-21 16:30:56
철강 제품 가격 일부 인상, 中 부양책 기대
인도 수요 급격히 늘어, 中 대체 주목
메이저 석유화학 업계, 설비 폐쇄 등 잇따라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과 석유화학이 나란히 깊은 늪에 빠져 있다. 하지만 어둠이 짙어질수록 여명이 가깝듯, 각 업계가 고육지책으로 생산 규모를 줄여나가는 것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SK증권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열연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했고, 현대제철은 냉연도금재 가격을 3만 원 올렸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열연과 후판 가격을 각각 5만 원씩 높였고 다음달엔 H형강 가격을 5만 원 인상할 계획이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쇳물이 생산되는 모습. [뉴시스]

 

또 중국 철강사 바오강은 이달 주요 제품 가격을 톤당 500위안씩 일제히 올렸다. 물론 추세적 상승 흐름은 아니지만 적어도 바닥은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철강 가격 수준에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다"면서 "3분기에 저가로 시장을 교란했던 구형 철근 물량은 해소됐다. 시장이 정상화된 것뿐만 아니라 철강 제품 재고도 예년 대비 낮은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부양책 시행 가능성이 철강 가격의 하단을 받쳐줄 것으로 본다.  

 

포스코는 지난 19일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45년9개월만에 폐쇄키로 했다. 앞서 지난 7월 1제강공장에 이어 두번째 셧다운이다. 현대제철도 포항 2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다. 그야말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형국이다. 포스코 철강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고 현대제철은 77%가량 급감했다. 

 

물론 고전하는 건 한국 업체들만의 사정은 아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조강(쇳물)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가량 줄어들었다.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 24개국 정부는 지난달 글로벌철강포럼 장관급 회의에서 과잉설비 대응을 골자로 한 선언문을 공동 채택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 중국 철강 수요는 소폭 개선이 기대되지만 자율적인 감산 기조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0.9% 감소하겠으나, 내년에는 중국 외 개도국들의 성장 지속과 선진국들의 회복으로 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도가 가장 핫한 지역이다. 올해 주요국 중 유일하게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며 내년에는 8.5%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요를 일부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글로벌 수요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2%에서 내년 8.8%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 조짐도 보인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 및 착공 등 주요 지표가 대부분 크게 부진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부양 의지는 더 강해졌다"며 "다만 지방정부와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신용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므로 내년 하반기쯤 반등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 정책으로 철강 업황은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했다. 

 

석유화학 업계도 세계적으로 생산 축소 등 구조조정 시기를 지나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프랑스 엑슨모빌은 올해 말부터 석유화학 공장과 스팀 크래커(열로 나프타 등 원료를 분해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점진적으로 폐쇄하고 이탈리아 에니(Eni)는 지난달부터 증기 분해 시설 등을 폐쇄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일본의 석유화학 업체들도 공장을 영구 폐쇄하거나 생산량 감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 아람코가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경제성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지난달 결정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도 각 업체별로 일부 NCC(나프타분해설비)나 해외 법인의 매각 등으로 몸집을 줄이려 하고 있으며, 대형 기업들 간 NCC 통합이나 합작사 설립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일본의 사례를 분석하며 지원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부진이 약 3년째 장기화되면서 한계기업들의 가동률 조정은 물론 일부 메이저 업체들의 설비 폐쇄 또는 영구 중단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내년에 완연한 턴어라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닥에서는 분명히 벗어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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