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美 관세 폭풍, 현대차·기아 이익 4조 날아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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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폭풍, 현대차·기아 이익 4조 날아갈 위기

박철응
기사승인 : 2025-02-11 17:17:16
트럼프 "자동차는 매우 크고 중요"
'현대차 1.9조, 기아 2조 감소' 한투 분석
IT 제품 수요 감소로 반도체 위축 우려

미국이 한국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피해는 모두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와 전기전자 업종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 휘청일 수 있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25% 관세 부과 포고문에 서명한 후 "우리의 위대한 산업들이 미국으로 되돌아오도록 해야 할 때"라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자리 창출을 언급하며 "자동차는 매우 크고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울산에 있는 현대차 공장 수출 선적 부두 전경. [뉴시스]

 

한국에게는 발등의불이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연간 미국 소매 판매량은 90만 대 가량이다. 미국 현지 생산량이 35만 대, 나머지 55만 대의 대부분이 한국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기아는 80만 대의 판매량 중 현지 생산 35만 대, 한국산 30만 대, 멕시코산 15만 대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보편관세 10%가 적용되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9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한국투자증권은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14조2000억 원의 13% 이상이 깎이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의 평균판매가격(ASP) 3400만 원을 전제로 한 손해액이다.

보편관세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유예한 멕시코 관세 25%까지 부과되면 기아의 영업이익 악화 폭은 2조 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의 16%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완성차 계열사들만 해도 4조 원 가까운 피해를 입게 된다.  

 

산업연구원은 또 한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에 10%,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10.2%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평균보다 더 높은 13.6%의 감소 폭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높고 우리 기업들이 미국으로의 우회 수출을 위해 완성차와 주요 부품 공장을 멕시코에 다수 이전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짚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길에 올랐는데,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력 등 트럼프 대통령 압박에 대응하는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트럼프 집권 1기 때 대(對)중국 관세로 인한 영향을 경험한 바 있다. 대응책으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최대한 중국 내에서 소비하고 대미 수출은 대부분 한국산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도 주력 생산기지는 미국이 아닌 일본과 대만 등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더라도 한국 업체가 더 불리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에 직접 판매되는 IT 하드웨어 세트는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그만큼 가격을 올려야 한다. 반도체의 최종 수요가 둔화되는 탓에 반도체도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완제품 판매 회사의 피해가 우려된다. 애플과 델 등이 스마트폰과 PC 완제품을 미국 밖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한국 부품 기업들은 미국 관세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완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은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2023년 기준 LG전자의 미국 매출 비중은 24%를 넘을 정도다. 반면 애플과 인텔 등 여러 미국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삼성전기의 미국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역시 완제품 수요 둔화가 부품업체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은 크다. 미국 시장은 2023년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의 17%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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