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미치지 않고서는...조현우 이제부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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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고서는...조현우 이제부터 중요"

김병윤
기사승인 : 2018-07-20 11:00:13
역대 최고 골키퍼 이운재가 조현우를 평가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수문장으로 맹활약한 조현우(27 · 대구FC) [연합뉴스 제공]

 

영웅은 난세에 태어나고 촛불은 어둠속에서 더욱 빛난다. 영웅은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때를 기다린 사람일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는 각 분야의 영웅이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비록 영웅이 아니라도 자신의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을 때 그 사람은 빛이 난다.

지구촌의 축제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리는 한 젊은이에게 그런 빛을 보았다.

한국 국가대표팀이 기대에 못미치는 졸전으로 축구팬들에게 실망을 줄 때 외로이 골문을 지킨 젊은이. 매스컴의 인터뷰가 어색했던 무명 골키퍼 조현우다.

조현우는 그 동안 스타 탄생에 목말라 하던 팬들에게 시원한 감로수가 됐다. 조현우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일등공신이었던 이운재 이후 최고의 골키퍼로 자리잡을 기회를 얻었다.
 

▲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이운재 골키퍼 코치 [연합뉴스 제공]
대한민국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는 이운재(수원 삼성) 코치에게서 조현우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조언을 들어본다.

*조현우가 예상을 뒤엎고 1차전부터 주전으로 뛰었는데 경기내용을 평가한다면?

예상 밖의 빛나는 활약을 했다. 스웨덴과 1차전에서 슈퍼세이브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조현우가 맞나 했을 정도다. 조현우는 A매치 경험도 몇 번 안되는 선수다. 더욱이 월드컵 출전은 사실 본인도 기대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선수가 세계인을 놀라게 할 정도로 선방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미치지 않고는 못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조현우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나의 옛 생각이 났다. 94년 미국월드컵 때 대학생 신분으로 독일과의 3차전에 후반 교체선수로 들어갔다. 그때 심정은 그라운드가 아닌 구름위에 떠있는 기분이었다.

현우도 똑같은 심정이었을텐데 그런 활약을 했다는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원래 누구를 주전 골키퍼로 예상했나?

김승규가 주전으로 나올거라 생각했다. 김승규는 지난 4년 동안 중요대회 주전으로 활약해왔다.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특히 골키퍼는 경험과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김승규는 브라질 월드컵 예선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뛴 경험도 있다.

월드컵은 다른 대회와 달리 경험이 매우 중요시 된다. 아마도 코칭스탭이 조현우가 최고의 컨디션과 집중력을 갖고있다 판단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조현우는 골키퍼 3명 가운데 3번째 위치가 아니었는가. 그런 면에서 코칭스탭의 용병술과 분석, 판단이 뛰어났다고 볼 수 있다.

*2차, 3차전도 조현우가 주전으로 나오리라 예상했나?

스웨덴과 1차전에서 기대 이상 활약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잘하는 선수를 바꾸기는 어렵다. 특히 골키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런 상황에서 김승규나 김진현으로 바꾼다는 것은 아주 큰 모험이다. 더군다나 외신에서 1차전 활약을 보고 리버플로 조현우를 스카우트해야 한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였는데(웃음)

조현우가 1차전 활약으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3차전까지 일방통행을 하는데 어떤 장애물도 있을 수 없었다.

*이 코치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주전으로 나설 때 솔직한 심정은?

사실 주전 명단이 발표될 때까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본인들은 웬만큼 느낀다. 전술훈련을 할 때 시스템을 구성해야 되는데 주전 골키퍼를 세워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얘기지만 나의 경우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경주 전지훈련 때 주전으로 나설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전들 위주의 팀을 구성해 훈련할 때 내가 골문을 지켰기 때문이다.

조현우도 아마 본인이 주전으로 나설 거라는 걸 알았을 가능성도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현우를 직접 지도한 경험이 있는가?

2014년 오만에서 열린 23세 이하 챔피언 십에서 같이 훈련했다. 그 당시에는 노동건(수원 삼성)과 함께 출전했다. 요르단과 1차전에 출전했는데 2대2로 비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2차전에는 노동건이 출전했다.

*조현우의 장점이라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빌드업 과정에서 양발을 사용하고 민첩성과 점프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조현우가 더욱 발전하고 프로에서 성공하려면 몸에 힘을 붙여야 한다.

내가 말하는 몸의 힘은 근육과 체력보강만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선수를 제압할 강한 정신력과 투철한 승부욕을 포함한다.

*조현우가 보완해야 할 점은?

조현우에게는 이제 시작이다. 3경기 잘했다고 모두 칭찬하지만 이미 러시아 월드컵은 끝났다. 지금까지는 대표팀에 들어가기 위한 도전자였다. 이제는 지켜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벤치에 있던 김승규, 김진현 모두 경쟁자이다. 그들도 악을 먹고 노력하며 도전할 것이다. 나이 차이도 없다. 김승규와는 한 살 차이 밖에 안난다.

2019년 아시안컵 대회 때는 또다른 골키퍼 전쟁이 시작된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던 김동준을 비롯해 구성윤 등 실력이 엇비슷한 선수들이 많다. 이제부터 지키는 자와 뺐으려는 자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됐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조현우가 러시아 월드컵을 치루고 난 뒤 되새겨 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팬들은 조현우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올라와 있다. 이제부터는 그 모습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 그 기준에 떨어지면 팬들의 비난은 하늘을 찌른다. 현재 분위기에 도취되서는 절대 안된다. 이제부터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빌드업 : 현대축구에서 골키퍼는 최후의 수비수로 인정받는다. 과거에는 골키퍼가 공을 잘 막아내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현대축구에서는 골키퍼가 수비에서 공격으로 연결해주는 패싱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전 선수를 뒤에서 통제해주며 목소리로 지시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빌드업이라 한다) 

 

KPI뉴스 / 김병윤 기자 bykim716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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