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단독]샤넬·디올 등 매대에 ‘사용기한’ 지난 화장품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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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샤넬·디올 등 매대에 ‘사용기한’ 지난 화장품 여럿

정현환
기사승인 : 2023-10-11 17:07:57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백화점 샤넬 매장서 테스터로 제공
식약처 “사용기한 지난 화장품은 판매가 아닌 폐기 대상”
샤넬 “문제가 되는 매장의 화장품 신속하게 조치할 것”

샤넬이 또 소비자를 기만했다. 

 

“사용기한이 지난 테스트 제품이 일부 비치됐던 것은 바로 시정 조치했으며, 향후에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철저히 관리할 예정입니다.”

 

 

▲ 2023년 2월 7일 샤넬코리아는 사용기한이 지난 샤넬 화장품이 유통된 것과 관련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취재진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7월부터 서울시 25개 구 21개 백화점을 대상으로 샤넬이 입점한 일부 매장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화장품이 또 발견됐다. [정현환 기자]

 

소비자의 믿음을 배신하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

올해 2월 3일, UPI 뉴스가 <[단독] 매장서 사용기한 지난 립스틱 발라보라는 샤넬>이라고 보도한 뒤, 샤넬 코리아는 위와 같은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7월부터 다시 확인한 결과, 사용기한이 지난 샤넬 화장품 테스터가 최근에도 백화점 매대에 버젓이 비치돼 있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한 일부 샤넬 매장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립스틱’이 다시 발견됐다.

‘사용기한이 지났는데 사용해도 문제없냐’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일부 매장 직원들은 “테스터와 본 제품은 사용기한이 다르니 괜찮다”고 답했다. 

또 “고객 대부분이 립스틱 테스터를 입술에 직접 바르지 않는다”며 “쿠션도 얼굴에 직접 대지 않으니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추석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방문한 중국인은 사용기한 넘은 테스터를 입에 발랐다.

▲ 9월 4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에 사용기한이 '2023년 6월'로 명시된 립스틱 테스터(왼쪽)과 지난 4일 서울시 현대백화점 목동점 샤넬 매장에서 찾은 사용기한이 '2023년 6월'인 립스틱 테스터(오른쪽) 모습. [정현환 기자]

 

‘디올’ 사용기한 초과한 립스틱 테스터 전시

샤넬만 그런 게 아니다. 디올도 백화점 일부 매장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립스틱 테스터를 판매하고 있다. 추석 연휴인 지난 2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디올 매장을 확인한 결과, 진열된 립스틱 테스터 35개 중 23개가 사용기한이 지나 있었다. 

사용기한이 9월까지인 립스틱 테스터는 총 8개였다. 사용기한이 무려 3개월이 지난, 제품도 7개 확인됐다. 비치된 총 35개 립스틱 테스터 중 65.7%가 사용기한이 지났음에도 진열돼 있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 사용기한이 2023년 7월까지인 립스틱 테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사용기한이 지나면 바로 버린다”는 점원에게 “2023. 7.”이라고 적힌 테스터를 건네자 말을 바꿨다. 그는 “저희가 일일이 확인을 다 못했다”며 사용기한이 지난 제품을 구석으로 빼놓았다.

롯데백화점 잠실점뿐만 아니라 9월 ‘미아점’ 디올 매장에서도 사용기한이 지난 립스틱 테스터를 쉽게 발견했다. 립스틱 하단에 숫자 520으로 찍힌 테스터의 사용기한은 2023년 6월까지였다. 같이 진열된 다른 립스틱 869 테스터의 사용기한은 2023년 7월까지였다.

지난 1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선 사용기한이 6월까지인, 립스틱 번호 453과 458, 643과 844가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또 2023년 7월로 적힌, 립스틱 502와 766, 869도 사용기한이 지난 테스터 바로 옆에 놓여 있었다. 사용기한이 8월까지인 665와 720, 760도 있었는데, 이날 40대로 보이는 여성이 집어 들어 번갈아 손등에 문질렀다.

9월에 사용기한이 지난 디올 제품은 롯데백화점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108개의 립스틱 중에서 9개 제품이 사용기한을 넘겼다. 같은 달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도 사용기한이 지난 5개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 지난 1일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디올 매장에서 사용기한이 각각 6월과 7월, 8월과 9월까지인 립스틱이 진열돼 있었다. 이날 디올 립스틱은 총 21개가 사용기한이 지난 채 테스터로 쓰이고 있었다. [정현환 기자]

 

MAC은 2021년 ‘쿠션’, 바비브라운 2022년 5월 ‘파운데이션’ 진열

디올은 립스틱뿐 아니라 사용기한이 지난 ‘쿠션’ 테스터도 여러 매장에 진열했다. 지난 3일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디올 매장에선 사용기한이 2023년 5월까지인 쿠션이 발견됐다.
 
또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선 화장품 쿠션 하단에 ‘테스터’라고 표시만 했을 뿐, 사용기한이나 제품 개봉일, 구성성분 등과 관련된 주요 정보가 빠진 테스터를 전시했다. 

MAC은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사용기한이 2021년 11월까지인 쿠션을 테스터로 내놓고 있었다. 점원은 ‘이 쿠션 테스터를 써도 무방하냐는 문의에 “부담 없이 사용하라”고 권유했다. 

‘바비브라운’은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사용기한이 2022년 5월까지인 파운데이션을 매장에 진열해 놓았다. 김포공항점에서도 사용기한이 5월 1일까지인 파운데이션을 테스터로 내놓고 있었다.

지난 4일 현대백화점 목동점 입생로랑도 그랬다. 사용기한이 2022년 2월로 표기된 ‘루쥬 쀠 르 꾸뛰르 더 슬림’ 상품을 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용기한이 6개월이나 지난 루쥬 쀠르 꾸뛰르 제품도 진열돼 있다.

▲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MAC은 사용기한이 2021년 11월까지인 쿠션을 테스터로 내놓고 있었다(왼쪽). 바비브라운은 사용기한이 2022년 5월까지인 파운데이션을 매장에 진열하고 소비자 체험을 유도하고 있었다. [정현환 기자]

 

화장품법 제1장 제2조는 화장품 사용기한을 “화장품이 제조된 날부터 적절한 보관 상태에서 제품이 고유의 특성을 간직한 채 소비자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한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하지만 그동안 샤넬과 디올, MAC과 바비 브라운의 화장품 테스터기 사용은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기는커녕 현행법에 저촉되거나 어긋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용기한이 만료된 제품을 판매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게 식약처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회수 및 폐기 대상”이라고 말했다. 

샤넬코리아 담당자는 “UPI뉴스의 2월 보도 이후 그동안 시정조치를 했다”며 “현재 일부 매장에서 다시 사용기한이 지난 테스터가 유통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되는 강남구 압구정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과 현대백화점 목동점 매장을 확인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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