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AI로 복원된 '여순 10·19사건 희생자' 편지에 눈물바다 된 추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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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복원된 '여순 10·19사건 희생자' 편지에 눈물바다 된 추념식

강성명 기자
기사승인 : 2024-10-19 15:30:15

'여순 10·19사건 제76주기 합동추념식'에서 사상 처음으로 희생자가 AI로 복원돼 아들과 상봉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 19일 유족 이찬식 장인이 '여순 10·19사건 제76주기 합동추념식'에서 여순사건 희생자인 아버지에게 그동안의 힘들었던 삶을 전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전남 보성군 한국차문화공원에서 열린 19일 추념식에서 유족 이찬식(78) 장인은 70여년 전이자 자신이 4살때 희생된 아버지에게 그동안의 힘들었던 삶을 편지에 담아 읽어 내려갔다.

이 장인은 "(그동안) 빨갱이 자식이 무엇인지 모르고 쥐죽은 듯 살았으며, 아내 사랑도 자식 사랑도 마음껏 못했다"고 한을 토해냈다.

이어 "아버지가 죄 없이 맞으며 얼마나 무서웠으며, 느닷없이 총 맞아 쓰러져 얼마나 억울했겠냐"며 희생당한 아버지를 위로했다.

또 "아버지 따라 하늘로 가 보듬고 엉엉 울고 싶다. 지은 죄 없는데 평생 고개 숙이고 산 나를, 목마 태우고 덩덕쿵 거리며 온동네 돌아다녀달라고 조르고 싶다"며 울먹였다.

▲ AI로 복원된 고 이병권 씨 [강성명 기자]

 

곧이어 AI로 복원된 여순사건 희생자 고 이병권 씨가 등장하자 이찬식 장인은 눈물을 훔쳤다.

화면 속 고 이병권 씨는 "어느날 경찰이 반란군을 도운 부역자라며 지소로 끌고 갔고, 보도연맹에 가입하면 죄를 면해준다 해 가입한 것이 이 사단이 났다"며 숨진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아들 나이가 내 나이를 넘어 78살이 되었다. 그래도 내 눈에는 여전히 네 살 배기 귀여운 아들이다"면서 "그동안 참말로 힘들었지. 애비 없는 것도 서러운데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평생 짐만 된 것이 미안하다"고 노인이 된 아들을 달래며 위로했다.

이어 "아들 얼굴 한 번 더 따뜻하게 안아 주고 목마도 태워주고, 학교 가는 것, 장가가는 것도 보고 싶었는데 내 시간은 거기서 멈춰버렸다"며 "우리 아들 찬식아 사랑한다"고 화면 속에서 나마 아버지 대역과 포옹하며 영상은 마무리됐다.

10여분 가량 이어진 대화에 참석자와 유가족을 비롯해 취재진과 추념식 사회자도 몰래 눈물을 훔쳤고, 내내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화면 속 아버지는 실제 아들과 대화하듯 입과 몸이 움직여 사실감을 더했다.

▲ 19일 '여순 10·19사건 제76주기 합동추념식' 영상에서 아버지 고 이병권 씨의 대역과 유족 이찬식 장인이 서로 포옹을 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전남대 농대 64학번인 유족 이찬식 씨는 수십년 전 행정고시를 합격했음에도 여순사건 당시 부친을 잃고 빨갱이의 자식이라는 낙인과 연좌제에 따른 불이익으로 발령을 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지니고 있다.

이찬식 씨는 현재 보성군 복내면 옥평마을에 거주하며 '전통 삼베장' 장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남도는 "고 이병권 씨의 사진이 다행히 1장 남아있어 AI 복원이 가능했다"며 "편지만 읽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유족 중심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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