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유예 vs 보완…분양가상한제, 집값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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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vs 보완…분양가상한제, 집값 잡을까

김이현
기사승인 : 2019-10-04 14:05:54
'6개월 유예·동 단위 핀셋 지정'에 "후퇴한 보완책" 비판
국토연 "분양가상한제 확대적용 시 집값 하락 효과 뚜렷"
관건은 본격 시행 후…"공급 줄면 시장 불안 요소로 될 것"
▲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정부가 내놓은 분양가상한제 보완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확실히 보였다는 반면 오히려 집값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부동산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 방안'에 따르면 이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내년 4월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애초 국토부는 10월 중 주택법 시행령을 고쳐 관리처분계획인가 여부와 관계없이 지정 요건에 맞으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입법 예고 과정에서 지나친 '소급 적용'이라는 반발과 위헌 논란이 제기됐지만 "국민 주거안정이라는 공익이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기대이익보다 크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재건축 인가단지 6개월 유예·동 단위 '핀셋' 지정

그랬던 정부가 '6개월 유예' 방안을 꺼내들었다. 재산권 침해 등을 주장하는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과 공급 위축 우려로 집값 불안까지 더해진 탓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공급 축소 우려나 반발 등을 의식해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를 시·군·구 단위가 아닌 '동(洞)' 단위로 축소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었던 전국 31개 투기과열지구가 세분화되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른바 '핀셋 지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대상은 축소되거나 순차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에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보완책은 사유제한 침해·공급축소 우려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언제든 규제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핀셋 규제'와 '속도 조절'로 완화 시그널을 주는 동시에 집값을 잡기 위한 강공 기조는 유지한다는 것이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시장이 자정작용을 갖춰서 시장교란 행위를 떠나 안정적으로 가기 위한 여지를 많이 뒀다"면서 "정부가 언제든지 어느 상황에 맞춰서 무리없이 상한제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가 '핀셋 규제'와 '속도 조절'을 통한 분양가상한제 보완책을 내놨지만, 되레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정병혁 기자]

 

"후퇴한 보완책에 불과" 비판
 
반응은 엇갈렸다. 참여연대는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대폭 후퇴한 내용을 다시 발표했다"면서 "일관성 없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을 누가 신뢰하고 따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재건축 단지 대다수는 막대한 불로소득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들 지역을 제외하고 정부 입맛에 맞는 지역만 선정해 핀셋 적용한다는 건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지 않고 이대로 부동산 정책실패를 유지한다면, 정말로 아파트 가격 평당 1억 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면서 "분양가상한제를 하는 시늉만 해서 과연 집값 상승이 꺾일 수 있겠는가에 대해 비관적이다"라고 꼬집었다.

 

"분양가상한제 확대적용 시 집값하락 뚜렷"

이들이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을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토연구원과 국토교통부가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분양가상한제 도입 전망 자료'에 따르면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할 경우 향후 4년 동안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11.0%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하락률은 2.7%포인트에 달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언제라도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안정 효과가 분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달 안에 시행령 개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시장이 과열될 경우 더욱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경우 더욱 강력한 대책으로 집값 안정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대치동 주변 공인중개사무소. [문재원 기자]

 

핵심은 '공급' 유지…"장기적 대책 마련해야"

관건은 분양가상한제의 '시행 이후'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만으로 시장 안정화를 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6개월 유예에 따라 재건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던 신축들도 당분간 안정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공급이 줄어들면 또 다시 상승론이 고개를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둔촌주공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단지 시세는 지금보다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향후 서울 시내 신축 단지 공급물량을 고려하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도 시세가 단기간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개포주공1·4단지, 둔촌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의가 남아있지만 2년 후 서울 신축 단지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가격이 더 뛸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수요와 공급에 대한 일정 기간을 정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맡게 되면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면서 "6개월간 물량을 밀어내면 어느 정도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겠지만 이후 재개발·재건축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파트 가격불안이 다시 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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