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 고쳐매지 말아야"…경북대 총장과 尹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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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얏나무 밑에선 갓끈 고쳐매지 말아야"…경북대 총장과 尹대통령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4-03-07 16:45:06
홍원화 총장, 與 비례대표 신청 들통나자 철회·사과
의대 증원 지원 尹에 요청…"진의 의심" 비난 댓글
尹 "적극 지원" 洪에 약속…총선용 표퓰리즘 의구심
호남만 뺀 민생토론회 18회…野 "선거개입" 尹 고발

경북대는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110명에서 250명으로 늘려 신청했다. 의대 반발에도 홍원화 총장이 강행했다. 

 

홍 총장은 지난 6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을 신청했다. 그러나 4·10 총선 출마 사실이 들통나자 하루만에 신청을 철회하며 사과했다. 그는 7일 "두 사안은 무관하다. 의대 증원 추진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강변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경북대학교에서 주재한 16차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홍원화 경북대 총장. [뉴시스]

 

홍 총장 관련 기사엔 비난 댓글이 잇달았다. "의대 증원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MZ세대 의사들을 어찌 탓하겠나"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도 고쳐쓰지 말라 했거늘" 등이다. "배우려는 애들 팔아 비계덩어리 뱃속 챙기는 짐승보다 못한 O들"이라는 욕도 있었다.

 

경북대 의대 교수 등은 "정치적 욕심 때문에 모종의 약속을 받고 의대 증원을 거래 대상으로 삼은 게 아니냐"고 따졌다.

 

홍 총장은 지난 4일 경북대학교에서 16차 민생토론회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에 맞춰 좋은 의사를 길러낼 교원수와 시설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현 교육체제에서 230%를 늘리는데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반발이 있어 설득하고 있다"면서다.

 

윤 대통령은 "걱정마시라. 적극 지원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대학 의과대학과 경북대병원은 우리나라 최고수준의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틀 뒤 홍 총장 '진의'가 도마에 오르면서 윤 대통령 모양새도 우습게 됐다. 안그래도 '2000명 증원'을 무턱대고 밀어붙이는데 대한 의구심이 쌓이는 터다. 총선용 '표(票)퓰리즘'이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을 '의료개혁'으로 자평하며 관련 부처를 총동원해 의료계를 압박하고 있다. 의료대란 책임을 의사에게만 물으며 강경 대응 일변도다. 사회 갈등 최종 해결사 입에서 '절대' '반드시'가 빠지질 않는다.

 

그러는 사이 사회 분열과 반목은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학문의 전당인 상아탑이 욕망의 민낯을 드러내 우려된다.  

 

충북대는 의대 정원을 무려 5배 증원해달라고 했다. 울산대는 네배, 강원대는 세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비현실적인 규모다. 대학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서로 의대를 키우려는 과열 눈치 경쟁이 빚어낸 코미디다.

 

상아탑이 '의대 광풍'을 부채질하는 꼴이다. 그런데 이를 교육부가 조장하고 있으니 웃픈 현실이다. 교육부는 "신청 안 하면 증원분을 배정하지 않겠다"고 대학에 으름장을 놨다. 전국 40대 대학은 요행을 바라거나 불이익을 꺼려 죄다 증원을 신청했다.

 

윤 대통령이 올해 시작한 민생토론회도 총선용으로 의심받는다. 지난 5일까지 17회 열렸는데, △경기 8회 △영남 4회 서울 3회 충청 2회 순이다. 표가 안되는 호남만 빠져 방문지가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또 토론회마다 재건축 완화(일산), 군사시설보호구역해제(서산) 등 지원책을 빼놓지 않았다. 대학생 장학금 확대(광명), 반도체투자 세액공제(수원) 같은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정책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전국을 누비며 약 925조원의 퍼주기 약속이 이어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윤 대통령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날 인천시청에서 18번째 민생토론회를 갖고 공동화된 인천 원도심을 신속히 재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공항 배후 첨단복합항공단지 2026년 조성 등도 공언했다.

 

대통령실은 "퍼주기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며 "민생 토론회는 선거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각종 지원책에는 막대한 재정이 드는데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법은 눈에 띄지 않는다.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겠다면 국정이 멍들 수 있다. 그런 만큼 총선 후 흐지부지될 공산이 만만치 않다. 그러면 민심이 상처를 입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생토론회를 통한 총선용 공약 남발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날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며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총선 변수로 부상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 겹치면 우연이 아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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