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한글날 맞아 살펴본 역사 속 건강…세종대왕 괴롭힌 '강직성 척추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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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맞아 살펴본 역사 속 건강…세종대왕 괴롭힌 '강직성 척추염'

장한별 기자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기사승인 : 2026-10-07 10:25:07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제580돌, 한글날(10월9일) 제정 100주년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은 위대한 업적 이면에 평생을 척추 질환으로 인한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안고 살았다. 1435년(세종 17년) 음력 4월 1일 명나라 사신을 배웅하는 연회에 참석하려다 몸을 가누지 못해 결국 진양대군에게 주재를 맡기고 환궁한 일화가 대표적이다.


'세종실록'에는 "허리와 등이 굳고 꼿꼿하여 굽히고 펴기가 어렵다"는 임금의 탄식이 기록되어 있다. 현대 의학계는 기록에 묘사된 증상을 바탕으로 세종이 '강직성 척추염'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관절에 염증이 발생해 척추 마디가 점차 하나로 굳어지는 만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허리와 골반 주변이 뻣뻣해지며 아프다가, 병이 진행되면 무릎이나 발목 등 하지 관절로 염증이 번져 붓기와 통증을 유발한다. 증상이 악화할 경우 척추의 유연성이 사라져 일상적인 거동조차 크게 제한받게 된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세종은 즉위 무렵부터 허리와 다리 통증에 시달렸다. 평소 운동을 꺼렸다는 실록의 묘사 역시, 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이 활동량을 줄인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세종은 이 지독한 통증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온천욕이었다. 세종은 온양온천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이며 굳은 관절을 풀고자 했다. 이는 현대의 '온열요법'처럼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1439년 기록에는 세종 스스로 온천욕과 의원의 치료를 통해 증상이 다소 호전되었다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염증 자체를 없앨 수는 없었기에 부종과 통증은 평생 그를 괴롭혔다. 

 

▲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이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추나요법 치료를 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만약 세종대왕이 현대에 살았다면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오늘날에는 혈액 검사로 체내 염증 수치를 확인하고, X선이나 MRI 영상 검사로 척추와 골반 관절의 손상 정도를 정밀하게 파악한다. 확진 이후에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척추가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꾸준한 스트레칭과 재활 운동을 필수적으로 처방받았을 것이다. 더불어 통증을 경감시키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유지하기 위해 침술이나 추나 등 한의학적 보존 치료를 병행하며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여나가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통합치료 후 통증과 염증 지표가 개선된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의통합치료를 44일간 받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경우 허리 통증의 숫자평가척도(NRS)가 감소했으며, 혈액검사에서도 염증 지표인 적혈구침강속도(ESR)는 13에서 10으로, C반응성단백(CRP)은 1.39에서 0.84로 감소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한 관절염 환자에게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한 결과, 호전 효과를 보인 연구 결과가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에 실리기도 했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해 천장관절염과 고관절 윤활막염이 발생한 환자에게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했으며, 이후 다리 NRS는 물론 하지의 움직임을 평가하는 하지직거상검사(SLRT)도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독서와 국정 업무로 좌식 생활이 길었고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극심한 과로에 시달렸던 세종의 환경은, 척추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었을 것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아프다고 해서 활동을 멈추면 관절이 더 빠르게 굳어지는 특징이 있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다시 나타날 수 있어 단기간의 치료에 그치기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증상이 완화된 이후에도 적절한 운동과 치료를 병행해 척추와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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