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포스코, 어쩌다 '죽음의 사업장' 됐나…"인력감축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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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어쩌다 '죽음의 사업장' 됐나…"인력감축의 역습"

김이현
기사승인 : 2019-07-17 09:53:51
연이은 사고에도 2인1조 근무 폐지…'나홀로 작업' 고수
'안전경영' 의지 무색…사고 은폐 가능성도 제기
▲ '안전경영'을 강조한 포스코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뉴시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오는 27일 취임 1년을 맞는 최정우 회장의 '안전경영' 의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새벽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혼자 근무하다가 숨진 A(60) 씨는 정년을 불과 2개월 남기고 사고를 당했다. A 씨에 대한 1차 부검 결과 목과 가슴, 골반과 다리 등 온몸의 뼈가 부서진 다발성 손상이 발견됐다. 컨베이어 벨트 같은 대형 설비에 몸이 끼여 추락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이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 B(35) 씨가 숨졌다. B 씨는 1일 근무를 마치고 회식에 참여한 뒤 직원들과 편의점에 들러 술자리를 이어 가던 중 잠이 들었다. 이후 깨어나지 못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평소 B 씨는 작업량 과다를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철소는 고위험 설비가 많은 곳이다 보니 사고가 많이 발생하긴 하지만 최근 포항이나 광양 제철소 내 사고가 잦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포스코는 '전사 안전다짐대회'를 실시한 바 있다. 포스코 및 협력사 직원 600여 명이 참석해 안전 의지를 다졌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향후 3년간 안전 분야에만 최소 1조 원을 투입해 안전장치 보완 등 재해 방지에 만전을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안전을 강조하지만 정작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과 폐쇄적인 조직 운영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까지는 표준 작업서에 2인 1조 작업에 대한 의무 조항이 있었지만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노무비를 줄이면서 2인 1조 작업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 공정 안에서 10명이 작업을 했다면 지금은 동일한 공정에서 3~4명으로 줄인 꼴"이라고 말했다.

또한 "근무평정표를 보면 부서장들은 해당 부서 직원 숫자를 줄일수록 가점을 받는다"면서 "관리직들은 자기 임기 내 어떻게든 인력을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노무비를 줄이는 것이 근무 평가 지표에서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사의 폐쇄적인 경영 방침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내 119센터를 두고 사고 발생 시 사내119에만 연락을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징계처분을 내린다든지 해서 초동 컨트롤은 회사가 우선적으로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1일 발생한 사고도 새벽 2시에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고용부나 경찰에 신고된 시간은 새벽 4시10분"이라면서 "남은 2시간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대답을 안 한다"고 말했다.


▲ 포항제철소 직원이 안전예방관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포스코 제공]

사고 은폐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포항제철소 크레인 운전원 C(53) 씨는 기계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C 씨는 오후 5시41분에 쓰러졌지만,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선고를 받은 시각은 오후 7시17분이었다. 당시 C 씨의 딸은 페이스북에 '포스코가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다'는 글을 올리며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사고 직후 포스코는 사내 재해 속보를 통해 "산업재해의 흔적이 없으며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라고 서둘러 발표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이틀 뒤 '장기파열에 의한 과다출혈'이라는 부검 결과가 나왔고, 고용부도 그때서야 포항제철소에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 관계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법적으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합동으로 사고를 조사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회사는 산업안전보건위를 배척시키고 원인조사를 같이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포스코 관계자는 "현장 점검 업무의 경우에는 설비자동화가 되고 통신기 지급이 되면서 1인 체제로 작업이 돼왔다"면서 "다른 업무도 작업표준에 맞게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내 119센터를 이용하지 않으면 징계를 한다는거나 노무비를 줄이면 가점을 준다는 등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서 "공장이 워낙 크다 보니 사고 발생 시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건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사내119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를 감시해 온 권영국 변호사는 "기계가 자동화됐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특성에 따라서 위험할 수 있다"면서 "1인 근무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사내 119를 거쳐서 신고하도록 하고, 내부 보고체계를 거쳐서 확인한 이후에야 외부 119나 응급센터에 연락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는 사내에서 1차적으로 문제를 수습한다는 의미로, 회사에 불리한 상황을 은폐할 가능성이 늘 상존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안전문제를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현상들이 나타나는데, 포스코가 기존의 잘못된 조직문화나 경영방침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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