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부동산PF 부실, 레고랜드 사태보다 더 큰 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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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부동산PF 부실, 레고랜드 사태보다 더 큰 게 온다

UPI뉴스
기사승인 : 2023-02-17 09:17:34
레고랜드 사태는 막연한 두려움…이번엔 미분양이란 실체 있어
대우건설의 아파트 사업 포기…미착공 사업장 줄줄이 부도 우려
금융사,건설사 다 살릴 생각 말고 부실 더 번지지 않는데 주력해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2라운드가 시작됐다. 1라운드는 작년 9월에 발생했던 레고랜드 사태였다. 2라운드는 1라운드보다 부실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이 들 것이다. 1라운드가 강원도에 이어 또 다른 사업자가 부동산PF 보증을 갑자기 철회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시작됐다면, 2라운드는 미분양이라는 분명한 실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현재 전국에는 6만8000가구의 미분양주택이 남아있다. 8월 이후 미분양이 매달 1만호씩 늘어난 결과다. 2007년에 미분양주택수가 16만호까지 올라갔던 걸 감안하면 앞으로 미분양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월 3일 정부가 부동산 규제 대부분을 푼 것도 미분양 증가를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 때문이다. 

부동산 사업은 한번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결정이 느슨해진다. 100% 분양이 이루어져 건설회사들이 미분양을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지나기 직전 이런 경향이 가장 심해지는데, 경기가 꺾이고 나면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이 미분양으로 남게 된다. 

이번은 과거 어떤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데서 보듯 수요 위축이 심하다. 반면 신규 공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비싸게 사들인 땅에 높은 건축비를 지불하면서 건물을 짓다 보니 분양가도 높다. 여러 면에서 미분양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부동산 개발은 시행사가 돈을 빌려 토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된다. 시행사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토지 매입은 시행사의 자기자본에 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묶어 해결한다. 이 과정에 앞으로 집을 지을 건설사가 책임지고 준공을 하겠다는 보증을 하기도 한다. 

미분양이 심해지면 건설사는 아직 사업이 시작되지 않은 사업장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팔리지 않는 주택을 잔뜩 안고 고생하는 것보다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철수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사례가 대우건설이었다. 이렇게 건설회사가 빠져 나온 공간을 또 다른 건설회사가 메우지 못하면 그 사업장이 부실한 부동산PF가 된다.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는 회사당 1조 가까운 미착공 부동산PF를 가지고 있다. 그 중에는 미분양이 예상되는 지역에 위치한 사업장도 많다. 건설회사들이 대우건설과 동일한 대응을 할 경우 여러 사업장에서 부도가 나고 그만큼 부동산PF 부실이 커지게 된다. 여기에 건설 중인 곳에서 발생하는 미분양까지 감안하면 부동산PF의 위험은 더 높아진다. 

부동산PF부실이 커질 경우 제2금융권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증권회사나 저축은행 몇 곳이 부동산PF로 인해 영업이 정지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금융회사와 건설사 모두를 살릴 생각하지 말고, 부동산PF 문제가 더 크게 번지지 않도록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 부동산PF로 인한 손실은 이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았던 금융기관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 이종우는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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