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김기성의 경제분석]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 이래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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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의 경제분석]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 이래서 문제다

김기성
기사승인 : 2022-12-11 19:26:55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는 주주이익 침탈
이익은 대주주가 독식하고 위험은 소액주주에게 분산
오너 이호진 전 태광회장이 먼저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의 지배구조를 봐야 한다.

비상장 회사인 흥국생명은 오너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6.3%를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하면 사실상 100% 지배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상장회사로 이호진 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지분 45.47%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소액주주 3천여 명이 48.73%를 나눠 갖고 있다. 

두 회사의 연결고리는 이호진 전 회장뿐이고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주식을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흥국생명이 어려워지자 태광산업이 구원투수로 나서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 2018년 12월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배임·횡령 혐의 공판을 마친후 법정을 나서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뉴시스]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거부했다가 번복


흥국생명은 지난달 외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거부했다가 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상환하기로 변경했다. 이를 위해 시중은행으로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 형식으로 4000억 원을 조달하고 1600억 원은 그룹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이번 유상증자는 만기가 최대 1년인 RP를 상환하고 추가로 자금조달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유상증자에 태광산업이 4000억 원 규모로 참여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은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유상증자 참여를 부인하지 않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13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4000억 원 규모로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유상증자 강행하면 법적 조치"

태광산업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주주행동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강행할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태광산업의 주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호진 전 회장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태광산업은 주주 배당이 짜기로 유명한 회사다. 기업이 당기순이익 가운데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눠준 비율을 말하는 배당성향을 보면 알 수 있다. 작년 기준으로 코스피 200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28.6%인데 태광산업은 0.46%에 불과했다.

이렇게 이익을 쌓아 태광산업의 현금성 자산은 1조 원이 넘는다. 그런데 이 돈을 흥국생명의 유상증자에 넣겠다는 것은 소액주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성과는 대주주가 독식해 놓고 오너의 비상장사가 위기에 처하자 소액주주까지 끌어들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흥국생명 유상증자, 대주주가 먼저 책임져야 

흥국생명의 유상증자를 탓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자본 확충의 책임은 대주주에게 있다. 대주주가 먼저 적극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한다.

이호진 전 회장이 당장 현금 여력이 없다면 보유하고 있는 흥국생명 주식이나 태광산업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라도 증자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사재출연이 아니라 흥국생명을 책임지는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 시장에서는 내년이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와 건설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법정관리, 인수합병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서라도 흥국생명을 계기로 기업의 구조조정에서 대주주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기준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야만 '기업은 망해도 오너는 산다'는 폐습을 끊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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