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AAA 쏟아지는 자금시장…LG유플 등 AA·A 회사채 미매각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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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쏟아지는 자금시장…LG유플 등 AA·A 회사채 미매각 '속출'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11-25 16:54:57
"'레고랜드 사태'로 신뢰 깨진 데다 한전채 등이 시중자금 빨아들여"
대규모 적자 탓 한전채 발행 지속…정부,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정부와 금융권이 약 200조 원의 유동성을 쏟아 붓고 있음에도 자금시장 '돈맥경화' 현상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회사채 미매각률이 33.4%를 기록했다. 고금리, 시장 냉 각 등 탓에 지난달 회사채 수요 예측 금액은 총 1조5560억 원(20건)으로 전년동월(2조8700억 원) 대비 45.8% 줄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 참여 금액은 7조6290억 원에서 1조5230억 원으로 더 큰 폭(-80.0%)으로 감소해 미매각으로 이어졌다.

공모 회사채 발행 이전에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매입 희망수량과 가격을 받는 걸 수요 예측이라고 한다. 회사채 수요 예측이 부진하면 미매각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평소 시장에서 쉽게 소화되는 신용등급 AA, A 등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회사채들도 요새는 미매각이 종종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신용등급 AA인 LG 유플러스 회사채 1500억 원 중 500억 원어치가 미매각됐다. AA- 한화솔루션 회사채는 1000억 원 중 130억 원어치만 팔렸다. A+ 통영에코파워는 6% 후반대 금리를 내밀고도 510억 원어치 회사채가 전량 미매각됐다.  

▲ 한전채, 특수은행채 등이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자금시장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돈맥경화의 주된 이유로 '레고랜드 사태'와 함께 한국전력 회사채 등 자금시장 블랙홀을 꼽았다. 

신용등급 AAA에 금리도 높은 한전채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인다는 지적은 자주 나왔지만, 한전은 오히려 회사채 발행량을 늘리고 있다.

한전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총 3조600억 원(평균 5.78%)에 달했다. 지난 9월 역대 월간 최대 발행액(3조 원)을 벌써 뛰어넘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막대한 한전채 물량이 쏟아지니 투자자들이 다 그쪽으로만 쏠리고 있다. AAA 미만 회사채는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한전은 올해 3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적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독려로 은행에서 한전에 2~3조 원 가량 대출해주기로 했지만, 한전 관계자는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 발행과 관련해 정책변동이나 보조금 지급 등 추가적인 대책이 필수적"이라며 "조속히 추진되지 않을 경우 채권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전채 발행을 오히려 장려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는 지난 22일 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자본금+적립금'의 2배에서 5배로 확대하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긴급한 경우에는 6배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회 법안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자본금+적립금'의 5배면 한전이 회사채를 최대 79조5000억 원, 6배면 최대 95조 4000억 원까지 발행할 수 있다. 

한전의 적자폭을 줄이려면 결국 올해 이미 14% 인상한 전기요금을 더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 그러나 인기 없는 정책인 데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염려가 있어 정부는 망설이고 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전기요금 인상폭이 제한돼 한전채 발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수은행채도 자금시장 블랙홀로 거론된다. 시중은행은 정부 요청에 따라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있다. 이달 들어 21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이 발행한 은행채는 약 1000억 원에 그쳤다. 9월(8조5500억 원)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수신 기능이 약한,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들은 여전히 시장에 채권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21일까지 특수은행채가 11조2200억 원어치 발행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자금시장 돈맥경화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금시장이 안정을 찾는 과정은 험난하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대표는 "자금시장이 안정을 찾는 시기는 내년 3분기쯤으로 본다. 빨라도 내년 2분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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