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한 명 월급은 전부 은행에 내요"…'영끌' 신혼부부의 우울한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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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월급은 전부 은행에 내요"…'영끌' 신혼부부의 우울한 연말

안혜완
기사승인 : 2022-10-24 15:54:36
금리 상승에 이자부담↑·집값↓…영끌족 고통 커
꽁꽁 얼어붙은 매수심리…팔기도 쉽지 않아
"한 사람 월급은 '통째로' 은행에 내는 셈이다."

# 맞벌이 신혼부부 직장인 A 씨와 B 씨는 요즘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부부는 지난해 고심 끝에 분당에 집을 한 채 샀다. 매수가는 14억 원이었다. 

매수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까지 모은 돈 5억 원에 각자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한도까지 받았다. 그래도 돈이 모자라 사내대출도 활용했다. 말 그대로 '영혼까지 끌어 모아' 9억 원을 마련한 것이다. 

무거운 빚이었지만, 당시 금리는 낮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집값이 오름세란 점도 고려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리 상승과 집값 내림세가 겹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원리금상환부담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부풀었다. 

두 부부가 한 달에 내는 원리금은 총 550만 원이다. 이 가운데 이자만 약 400만 원에 달한다. B 씨는 "매달 한 사람 월급은 고스란히 은행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집값까지 매수가 아래로 떨어지니 괴로움은 더 크다. A 씨는 "악몽을 꾸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 지난 23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안내문 앞을 걸어가는 시민. [뉴시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최고 연 7.376%)에 이어 변동금리마저 상단이 연 7%를 돌파했다. 무거운 이자부담을 견디다 못해 비명을 지르는 영끌족들이 점점 늘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가구 평균 가처분소득은 월 363만 원, 도시근로자 가구는 419만 원이다. 

연 7% 금리로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을 경우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약 270만 원, 가처분소득의 60%가 넘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소득의 6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쓴다고 하면 생활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리 상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00%인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를 3.50%로 제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4.40%로 제시해 한은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점도표란 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다. 

영끌족들이 커지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처분하려 해도 쉽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1주 연속 하락세고, 매수심리는 24주 연속 떨어졌다. 10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아파트매매수급지수는 76.0으로, 2019년 6월 둘째주(76.0)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실상 집을 살 사람이 없는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급매물 외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영끌족들은 금리 상승이 멈추기만을 애타게 기다릴 텐데, 당분간은 쉽지 않다"며 "부동산 한파가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계속 희망이 보이지 않을 경우 싼 값에라도 집을 던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혜완 기자 ah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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