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치솟는 환율, 외환위기로 가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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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치솟는 환율, 외환위기로 가지는 않겠지만...

류순열 기자
기사승인 : 2022-09-16 11:40:32
과거 세번의 외환위기에 비해 외화유동성 양호
GDP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10% 내외로 낮아졌고
순대외채권 4000억, 외환보유고도 4364억 달러
대중국 무역 첫 적자 등 악화하는 무역수지 주시해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자 과거의 악몽이 떠올랐다. 외환위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당연히 현재 외화 사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우리는 외화유동성이 부족했던 세 번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1980년 전후다. 1970년대에 시행된 중화학공업 투자가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2차 오일쇼크와 세계적인 불황이 발생하자, 투자를 위해 외국에서 빌려온 자금이 문제가 됐다. 경기 침체에 10·26이라는 정치적 격변까지 겹쳐 차입금을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일보 직전에 해외 금융기관의 지원 덕분에 겨우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 번째는 외환위기다. 1990년대에 전자, 자동차 등 핵심 산업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IT 경기 호황과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의 수요증가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국에서 빌려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세계화가 국정 목표가 된 것도 외화 도입을 늘리는 계기가 됐다. 

1996년부터 외환 수급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48달러였던 반도체 가격이 1년만에 1달러 밑으로 떨어져 무역적자 규모가 커진데다, 여러 대기업의 부실로 단기 차입금을 제공하던 외국 금융사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자 원·달러환율이 급등했다.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는 처지가 됐다.
 
세 번째 외환유동성 부족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발생했다. 외환위기 경험으로 외환보유액을 국내총생산(GDP)의 20%대까지 확충하는 등 대외건전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은행이 문제를 일으켰다. 호황을 누리고 있던 조선업체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환율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선물환 매매에 나서자, 이를 중개하는 은행이 해외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켰다.

그 결과 은행의 단기 외화 차입이 빠르게 증가했다. 이 상태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외국 금융기관들이 대출금 회수에 나서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았다. 경제 전체의 구조적 문제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관리 미숙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외환위기 때보다는 심각성이 덜했다.

지금은 앞에서 봤던 세 번의 경우보다 외화 유동성 사정이 양호하다. 대외채무가 과거 위기가 발생했을 때 수준까지 늘었지만 이는 경제 규모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채무의 상당 부분이 장기로 이루어지면서 GDP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10% 내외로 낮아졌다.

2010년대 초반 이후 적극적인 해외 투자로 순대외채권 규모가 4000억 달러로 늘어났다. 외환보유고도 4364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최근 원화 약세와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위기 가능성은 낮지만 무역수지 적자와 강달러 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외환시장의 개선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교이래 계속 흑자를 기록해왔던 대중국 무역이 올 들어 적자로 돌아섰고,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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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기자
류순열 기자 진실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좇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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