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이종우의 인사이트]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위기 초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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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인사이트]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위기 초래할까

UPI뉴스
기사승인 : 2022-09-02 09:22:26
금리 인상으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 '홍역'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위기 우려 커져
시스템 문제 확산 가능성 낮지만 낙관 어려워
주식이 그렇듯 부동산도 혼자 움직이지 않고 많은 나라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 몇 년처럼 오르고 내리는 요인이 같을 때에는 비슷한 정도가 더 심해진다. 

최근 미국 200개 대도시에 있는 주택 네 채 중 한 채의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7월에 새로운 주택 판매가 51만 채에 그쳐 201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일시 반등한 걸 제외하고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신규주택 판매가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미국 부동산시장이 이렇게 된 데에는 금리의 영향이 크다. 8월 말에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5.8%까지 올라왔다. 1년 전 해당 금리 2.5%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앞으로 전망도 좋지 않다. 연말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4%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에 근접할 것이다.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의 주택 판매가 1년 가까이 감소하고 있다. 주요 70대 도시 주택 가격 하락세가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중국정부가 부동산의 사적 개발을 적극 권장한 1990년대 후반 이후 최장기 위축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일부 중소도시에서는 일정 가격 이하로 부동산을 팔지 못하게 하는 가격 제한령을 내렸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오랜 시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차입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중국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차입이 이루어졌는데, 중국 부동산 회사가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이 2009년 6억7500만 달러에서 2020년에 647억 달러로 100배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 업계의 부채가 폭증하자 중국정부가 규제에 나서 자금줄을 조였고, 그 영향으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단지가 늘어났다.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건데, 블룸버그 통신은 최악의 경우 중국 은행들이 2조4000억 위안(한화 약 264조 원)의 손실을 볼 걸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부동산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침체는 다른 경제 부문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호주의 주택가격이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전망도 좋지 않아서 내년까지 추가로 10% 가까이 더 떨어질 걸로 보고 있다. 뉴질랜드도 2분기에 집값이 2.3% 하락해 13년 만에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후 집값이 50% 이상 올라 2년간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금지 조치까지 내렸던 캐나다는 6월에만 집값이 1.9% 떨어졌다. 2월 고점 대비 15% 가까이 내려온 건데, 하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가격이 진정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걸로 보인다.

전세계 부동산이 홍역을 앓게 만든 주역은 금리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매입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상이 진행 중이고, 인상이 끝난 후에도 상당 기간 높은 금리가 계속될 걸로 보여 당분간 세계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피하기 힘들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위기를 초래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그동안 금융위기의 여파로 엄격한 신용 심사가 이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지급된 보조금 덕분에 상당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어서 시스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물론 이는 아직 문제가 생기지 않은 상황에서 본 전망이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

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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