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민주 전준위, '당헌80조' 개정 의결…3선들 "시기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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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준위, '당헌80조' 개정 의결…3선들 "시기 부적절"

조채원
기사승인 : 2022-08-16 17:22:07
직무정지 시점 '기소 시'→'하급심 판결 시' 변경
직무 정지 판단 권한 '윤리심판원'→'최고위'
의총 등에서 반대의견 표출…'이재명 방탄' 비판
17일 비대위 결정 주목…'우상호 체제' 시험대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16일 '이재명 사당화' 논란이 큰 '당헌 제80조 개정'을 의결했다. '정치보복 수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야당의 명운을 검찰의 기소에 걸 수 없다'는 게 당헌 개정 명분이다.

그러나 이날 의원총회에서 개정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출된 데다 3선 의원들이 "개정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는 등 거센 반발이 뒤따랐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전준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부정부패 혐의 당직자의 직무정지 시점을 '기소와 동시에'에서 '하급심 유죄 판결 시'로, 직무정지 해제 의결권을 중앙당 윤리심판원에서 최고위원회로 변경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가결했다. 하급심이란 1심 판결을 말한다.

당헌이 개정되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당직자의 직무가 정지되지 않고 윤리심판원 조사가 이뤄진다. 조사 결과 정치탄압 등의 이유라고 판단될 경우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최고위원회나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직무 정지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 만약 2·3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닐 경우 직무 정지의 효력은 상실된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YTN라디오에서 개정 추진 배경에 대해 "기소(되면 직무정지)라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기소되더라도 1심·2심에서 무죄가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지 않느냐"며 "하급심 법원의 판단까지 받아본 경우에는 누구도 이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위를 그 정도로 조정하는 게 국민 상식에 맞겠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의원 방탄용'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당대표 후보뿐 아니라 여러 문재인 전 정부의 장관과 의원들도 약 20여 명이 수사 선상에 올라와있거나 기소 단계에 있는 형국"이라며 "당헌 제80조 개정 논의는 당을 지키고자 시작했던 논의이지, 어떤 한두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용기 전준위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해당 내용은 비대위, 당무위, (중앙위) 의결을 거치면 최종 당헌으로 개정된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실행된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정 반대 목소리도 높다. 당대표 후보 박용진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당헌 80조 개정 관련 논의가 정치적인 자충수가 되고 우리 당의 도덕적·정치적 기준에 대한 논란을 가져오게 되는거 아니냐는 우려의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잇단 선거 패배를 통해 잃은 신뢰를 회복하려면 도덕적으로 더 떳떳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스스로 낮추는 방향의 개정이라는 지적이다.

전해철·설훈 의원 등도 의총에서 개정 논의가 특정인을 위한 것을 비치는 점, 당이 숙고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점 등을 들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개정 논의 시점을 문제삼았다. 3선 이상 의원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원욱 의원은 '3선의원 긴급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라)"라며 "일부 개정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지금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보편적 의견"이라고 전했다.

비공개인 긴급 간담회에는 이 의원과 전해철·도종환·민홍철·한정애·남인순 의원 등 중진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수렴된 의견은 3선 이상 대표로 비대위원을 맡은 한 의원을 통해 비대위에 전달될 예정이다.

당내 논란이 격화하면서 오는 17일 예정된 비대위 회의가 주목된다. 당헌 개정 확정은 비대위→당무위→중앙위 결정 절차를 밟는데, 사실상 비대위 결정이 관건으로 꼽힌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당헌 개정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비대위에서 급제동이 걸리거나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상호 비대위 체제'가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우 위원장은 의총 후 "(내일) 회의를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전준위의 개정안 의결이 신속히 이뤄진 데 대해 "의총이 끝나고 결정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의총 중에 결정돼 당황했다"라고 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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