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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3사, 美 '인플레 감축법' 대처 가능할까…전문가는 "글쎄"

김해욱
기사승인 : 2022-08-16 15:30:24
보조금 대상 전기차·배터리 생산지에 소재 수입처까지 제한
中 배터리업체 제낄 기회이나 소재 중국 의존도 높은 게 약점
"소재 탈중국화 하기에 시간이 촉박…기회 잡기 힘들어"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하원을 통과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놨다. 

인플레 감축법은 일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해당 법안이 내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구입 시 대당 7500달러(중고차는 40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한다며 생산지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해당 전기차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또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써야 한다. 

법안이 실행되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사실상 중국 업체를 배제할 수 있어 중국 견제용 법안으로까지 불린다.

세계 배터리 시장의 32.6%(2021년 기준)를 점유하는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와의 경쟁에 고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에는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북미 지역에 공장을 다수 지어서 보조금 조건을 맞추기 용이하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법인 SK온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을 완벽히 배제하겠다는 것이니 장기적으로 확실한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등 한 달 사이 40% 가량 급등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3개월 내 최저점 대비 각각 26.7% 및 28.7%씩 올랐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

그러나 인플레 감축법이 반드시 국내 배터리업체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와 배터리의 생산지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 수입처까지 제한했기 때문이다. 

인플레 감축범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소재 중 북미 지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비율이 내년까지 40% 이상이어야 한다. 이후 1년마다 10%씩 상향되어 2027년부터는 80% 요건을 맞춰야 한다.

국내 배터리업체의 소재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소재 중 수산화리튬 83%, 코발트 87%, 황산망간 99%를 중국에서 수입한다"고 말했다. 

중국산 배터리 소재의 절반 이상을 감축해야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회가 온 것 자체는 맞다"면서도 "지금 현재 국내 제조사들 상황으로는 그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3년 전보다 오히려 중국산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진 상황에서 기간 내에 절반 이상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도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단기간 내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도 같은 의사를 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같은 점을 염려해 지난 11일 미국 측에 보조금 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백화점에 입점한 전기차 쇼룸에 전시된 차량을 시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배터리업계에서는 상황이 희망적이기만 한 건 아니지만, 다른 배터리업체들도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건 마찬가지라 기회인 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SK온 관계자는 "미국 완성차업체들도 지키지 못하겠다고 할 만큼 소재 확보에 시간이 촉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기간 안에 수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그러면 모두가 한동안 보조금을 못 받을 테니 불리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배제하는 울타리를 치고, LG에너지솔루션이 그 안에 있다는 점은 충분한 기회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산 소재 비중이 높은 건 위험 요인이지만 공급망 다변화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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