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친문 "이재명 불출마" vs 친명 "문재인 책임"…내분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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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이재명 불출마" vs 친명 "문재인 책임"…내분 절정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6-24 09:55:12
친문 당권주자 홍영표, 마주앉은 李에 "출마 말라"
설훈, '李 불가론' 공개 주장…다수 의원 같은 의견
李 "고민해보겠다"…고용진 "李 108번뇌하고 있다"
친명 양문석 "선거 패배 핵심, 文 우유부단함" 직격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가 이재명 의원에게 대놓고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대선·지방선거 연패에 대한 '문재인 책임론'이 처음으로 공식 제기됐다. 계파갈등에 따른 내분이 절정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24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충남 예산군의 한 리조트에서 국회의원 워크숍을 가졌다. 친문 유력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은 전날 워크숍에서 이 의원에게 전대 불출마를 직접 압박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홍영표 의원이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두 사람은 같은 14조에 배정돼 비공개 분임토론을 했다. '죽음의 조'로 불린 14조 의원 대다수는 불출마를 주문했다. 특히 홍 의원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이 의원과 마주 앉아 "이번 전대에 나오지 말라"고 말했다. "당의 단결과 통합이 중요한데 당신이 나오면 깨진다"는 이유에서다.

홍 의원은 "이 의원의 비전이나 정치적 구상, 현재 처한 상황이 있겠지만 이 의원이 출마하게 되면 저도 심각하게 출마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며 "여러 상황이 복합되면 당내 단결, 통합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고민해보겠다"고만 짧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핵심인 홍 의원이 '동반 불출마론'까지 꺼냈다는 점에서 이 의원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조에 속했던 고용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의원은 108번뇌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저런 얘기를 듣고 본인의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에 대한 판단도 있고 그래서 아주 깊은 고심에 빠져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고 의원은 "제 개인적 판단으론 이 의원 무게는 출마 쪽에 더 있어 보인다"면서도 "워크숍에서 이 의원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의 불출마 요구가 강하게 나왔다. 의지가 비록 강하다 하더라도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는 선택지"라고 짚었다.

직전에 열린 비공개 전체토론에서도 불출마론이 잇달았다.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대표로 나선 송갑석 의원은 "이 의원이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 하는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설훈 의원은 "이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면 안 된다"며 '불가론'을 공개 주장했다.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전대에 나오면 안 된다"며 불출마를 우회 압박한 의원도 여럿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워크숍 종료 후 홍 의원 요구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을 받았으나 침묵을 지키며 자리를 떴다.

친명계 대표 인사인 양문석 전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의 잇단 선거 패배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지적했다. 당내에서 사실상 '봉인'돼 온 '문재인 책임론'을 꺼내든 셈이다.

▲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전 지역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양 전 위원장은 "자폭하는 심정으로 금기를 깨겠다"며 "설왕설래의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 지선 패배의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핵심 중 핵심"이라고 직격했다. 또 "문재인정부의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총리의 무능이 원인"이라고 쏘아붙였다.

방송통신위 상임위원을 지낸 양 전 위원장은 6·1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는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친문 의원들을 향해 '쓰레들기들' '바퀴벌레' '빈대' 등의 표현을 써가며 원색 비난한 바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이날 오전까지 댓글이 4백여개 달렸다. "뼈아프지만 공감합니다", "양문석님 최고의원 나갑시다" 는 응원이 적잖았다. 그러나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할 역린을 건드렸다", "문재인이 윤석열 상대였나"는 비판이 우세했다. "문 대통령이 살려놓은 민주당에서 잘 살았으면서 무슨 개소리를 예의 없이 하나"는 반발도 눈에 띄었다.

'문재인 책임론'이 나오면서 계파 지지층까지 서로 격돌하는 모양새다. 자칫 내분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분당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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