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최강욱 수렁'에 빠지는 민주…진영 우선 강경파가 고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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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수렁'에 빠지는 민주…진영 우선 강경파가 고질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6-22 11:31:29
팩트·상식 외면해 민심 잃었던 전례 답습 조짐
강경파, 崔징계 '빨갱이몰이' 빗대…"야만 시대"
처럼회, 재심신청 권유…박지현 징계 촉구 청원
진중권 "崔 악질, 팩트 부정…대중 속이려 들어"
장성철 "'우리끼리' 동지의식, 선거패배 지름길"
더불어민주당이 '최강욱 수렁'에 빠져드는 조짐이다. 잘못을 알고도 지지층이 반발하니 주춤하고 있다.

'진영·이념'에 밀려 '팩트·상식'을 외면한 전례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의 강'에서 허우적거리다 민심을 잃은 흑역사를 벌써 잊은 듯 하다.   

▲ 2020년 6월 5일 열린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당시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가운데)이 더불어민주당 김남국(왼쪽), 김용민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20일 성희롱 발언 의혹으로 최 의원에게 '6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최 의원은 하루 뒤 징계에 불복해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그의 페이스북엔 응원 댓글이 쏟아졌다. "의로운 자에겐 늘 박해와 음모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의원님이 더불어 기둥입니다. 힘내세요" 등등.

윤리심판원은 만장일치로 징계를 확정했다. 그런데도 최 의원이 사실관계를 부인하며 재심에 나선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당을 쥐락펴락하는 강성 지지층이 '뒷배경'으로 꼽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겐 '강성 팬덤'이 있다. '조국 수호대'로도 불린다. 조 전 장관을 '예수'로 보거나 그의 차를 물티슈로 닦기도 한다. 최 의원은 지난 4월 13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내 인생을 걸고 조 전 장관을 지켜주고 싶다"고 했다. '조국 수호대'는 '최강욱 수호대'와 겹칠 수 있다. 

강성 지지층은 개혁을 이유로 진영·이념 편향 입법·정책 추진을 압박한다. 강경파 의원들은 이들 요구를 들어주며 영향력을 키운다. 공생관계다. 검수완박은 합작품이다. 이들에겐 진영 수호가 최우선이다.

강성 지지층이 '최강욱 지키기' 실력행사에 나선 이유다.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좌표부대'의 타깃이다.

개혁국민운동본부 등 강성 지지층 성향 단체들은 박 전 위원장이 해당행위를 했다며 징계 촉구 청원을 시작했다. 당 권리당원 게시판, 이재명 의원 팬덤 '개딸'(개혁의 딸)의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도 똘똘 뭉쳤다. 
 
강경파 의원들도 최 의원 감싸기에 혈안이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빨갱이로 지목당하면 빠져 나올 방법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며 "마녀사냥과 다를 게 없었다"고 썼다. 이어 "간신히 야만의 시절을 이겨내고 있는데, 다른 영역에서 레드 콤플렉스가 활개를 친다"고 몰아세웠다. 최 의원 징계를 '빨갱이 마녀사냥'에 빗대 지나치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남국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박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보다 더 아집에 갇혀있다"고 비꼬았다. 전날엔 안민석 의원이 최 의원을 손홍민 선수로 치켜세웠고 고민정 의원은 박 전 위원장 언행을 문제삼았다. 

강경파 초선모임 '처럼회'는 최 의원에게 재심 신청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수준을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강경파 기세에 눌려 박 전 위원장을 돕는 온건파 의원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박 전 위원장은 사실상 홀로 맞서고 있다. 윤리심판원도 고난을 겪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당심 눈치를 보는데 급급하다. 징계 사흘째가 돼서야 "윤리심판원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개인적 판단을 달리할 수 있으나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행위는 자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사견'을 전제로 "최 의원 징계가 좀 세다"고 말해 논란을 가중시킨 당사자가 우 위원장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에 나와 민주당 강경파를 저격했다. "팩트는 공유하고 해석을 다퉈야 하는데 팩트 자체를 부정하는 상당히 위험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이 민주당 내에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대중을 속일 수 있다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민주당을 망쳐왔다"고 질타했다.

그는 "최 의원 죄질이 나쁘고 상당히 악질적"이라며 "발언 실수를 했으면 사과해야 하는데 팩트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이 하는 거짓말들을 공유하고 거들면서 대중을 속이려는 (민주당) 바깥의 김어준, 황교익(같은) 인플루언서와 당내 사람들에 대한 처벌도 있어야 된다"고 요구했다.

서난이 비대위원은 "당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우리는 원칙을 지켜내야만 한다. 그것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구성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판단해 상식을 지켜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가톨릭대 장성철 특임교수는 "민주당의 현주소는 최강욱의 재심청구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나만 옳다는 신념과 고집 만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국민의 상식적인 눈높이에 벗어난 판단과 결정은 외면받게 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우리끼리'라는 부족적 동지의식은 선거에서 항상 패배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며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자숙, 반성, 성찰"이라고 조언했다.

대선·지방선거 연패를 평가하는 당의 잇단 토론회에서 중도층 이탈은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중대 패인이다. 강경파가 주도하는 강경 노선이 주범이다. 그러나 최 의원 징계 후폭풍을 보면 패인 진단은 의미 없어 보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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