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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늦은 후회, 강경파엔 침묵…찌질한 민주당 의원들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6-03 09:43:53
이재명과 달리 검수완박 주도 강경파 '책임론' 조용
고민정 "李 비판 자제 후회…두려워하지 않겠다"
김종민 "李 출마 지금도 이해 안가…배신감 느껴"
배종찬 "한동훈 청문회 기점으로 지지율 벌어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인천 계양을 보선에 나선 건 최대 패착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명분이 없었다. 무연고자가 텃밭에 출마하는 건 누가봐도 부적절했다. '방탄용'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이 의원 출마를 대놓고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선거가 끝나서야 후회, 책망이 잇따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비대위가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가운데 박홍근 당대표 권한대행이 3일 국회에서 중진의원 간담회를 하기 위해 원내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고민정 의원은 "대선 패배에 대한 원인을 서로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던 것 같다"며 "그게 가장 패착의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다. 

고 의원은 "이재명 당선인이 그런(계양을 출마)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당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었던 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부에서는 치열하되 그런 모습들이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과연 당에 옳은 것이겠느냐는 판단 때문에 자제해왔었는데 그게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그런 것들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좀 더 적극 의견 개진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에 나가 이 의원과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 "어떻게 이런 선택을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선거 기간 공개 비판을 못한 이유에 대해 "2974명 후보들 때문에 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송 전 대표한테도 (출마 만류) 말씀을 드리고 이 당선인에게 직접은 아니지만 주변에 '절대 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고 전날까지도 안 나간다고 했다"고 소개하며 "너무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말 그런 줄 알았는데 이미 나와서 공천을 발표해 버렸다. 그때부터 싸우기 시작하면 그 싸움이 어떻게 결론 나든지 우리 2974명 후보들은 다 죽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달 동안 사실상 언론 자유가 없었던 것"이라고도 했다.

6·1 지방선거 패인으론 민심 이탈을 자초한 강경 일변도식 정국 대응도 꼽힌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입법 독주가 대표 사례다. 최강욱, 김용민, 김남국, 황운하 의원 등 강경파가 주동세력이다.

이들이 속한 '처럼회'는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검수완박을 밀어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관련 법 처리를 100% 찬성했다. '금태섭 학습효과'로 강성 지지층을 무서워한 결과다. 강성 지지층은 검찰을 '악'으로 보고 척결을 외친다. 당 지도부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낙마 리스트 0순위'에 넣은 배경이다.

선거 참패로 이 의원은 두들겨 맞는데 입법 독주를 주도한 강경파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모습이다. 이들을 질책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김남국, 최강욱, 이수진 의원은 한 장관 청문회를 '개그 콘서트' 수준으로 만들어 당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전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은 이 당선인에게도 실망했고 검수완박 강행 통과 과정에도 실망했고 가장 결정적인 실망은 한동훈 인사청문회였다"며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당에 대한 실망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배 소장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 특히 한 장관 청문회를 기점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한동훈을 그렇게 반대 했던 민주당에 대해 중간지대 유권자들은 '실력을 발휘해보라'고 지켜봤는데 '이모 교수'를 '이모'라고 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20여명 규모의 처럼회 파워는 만만치 않다. 당내 선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지난 3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최강욱 의원에게 몰표를 던져 2차 투표까지 나가게 했다. 이들은 선거 패인을 '개혁 입법 부족'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할말 해야할 때는 주저하다 나중에 후회하고 센놈에겐 침묵하는 건 전형적인 찌질이 스타일"이라며 "차기 총선을 앞둔 의원들은 달라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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