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멀어지는 文·尹…한은총재 지명 "협의" vs "안해" 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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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文·尹…한은총재 지명 "협의" vs "안해" 또 충돌

허범구 기자
기사승인 : 2022-03-23 13:56:51
靑 "尹 당선인 측 의견 들어 한은총재 내정자 발표"
文대통령이 손 내밀었다며 한때 '만남 청신호' 해석
尹측 "협의 없어"…장제원 "靑 발표직전 전화, 무례"
집무실 이전에 인사권 진실공방까지 걸림돌 쌓여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청와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임기말 인사권 행사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만남의 걸림돌로 꼽혀온 핵심 의제다. 한은총재 인선은 대표적 사례다.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UPI뉴스 자료사진]

청와대 설명이 맞다면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 '뜻'을 반영해 인사권을 행사한 셈이다. 먼저 손을 내밀어 전기 마련에 나섰다는 얘기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와 협의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언론 플레이'에 불쾌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양측 사이에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며 감정의 골이 쌓이는 형국이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거리도 멀어지게 된다. 지난 16일 무산된 두 사람 만남은 기약없이 표류중이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낮 12시 10분 브리핑에서 "이창용 후보자는 국내·국제경제 및 금융·통화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했다"며 "주변 신망도 두텁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응하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통화신용정책으로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자세한 사항은 답하기 곤란하지만 한국은행 총재직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또 "어느 정부가 지명했느냐와 관계없이 이달 31일 임기 만료가 도래하므로 임명 절차 등을 고려할 때 후임 인선작업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창용 카드'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의견 조율에 따른 결과라면 만남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곧바로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브리핑이 끝난 뒤 23분만에 출입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YTN과의 통화에서 발표 직전에야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이렇게 무례하게 하는데 어떻게 의중이 반영됐다는 거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양측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YTN방송에 출연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라는 중요한 분이 의견을 반영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한은총재의 경우 윤 당선인이 특정 인사를 추천한 적 없다"고 말했다. 한은총재 뿐 아니라 감사원 감사위원 등에 대해서도 특정 인사를 추천한 바 없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주장이다.

사면, 집무실 이전, 인사권 등 사안마다 양측 의견이 맞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만남을 가로막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윤 당선인과의 만남은) 언제든지, 조건 없이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밝혔다. 

윤 당선인 측도 "순리대로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권력 이양 과정에서 대통령과 당선인 만남이 없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걸로 안다"라고 했다. 특히 "얼음장 밑에는 늘 물이 흐른다"며 대화의 끈은 놓지않고 있다고 했다. 실무 협상을 먼저 제안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러나 이날 인사권 문제로 신·구 권력이 또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여 악영향이 예상된다. 청와대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 비서실장은 사흘째 공식 협의 채널을 닫은 상태다.

한은총재 말고도 감사위원 등 인사권 쟁점은 남아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는 최대 현안이다.

윤 당선인 측근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조율이 안 된다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굳이 만날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의원은 "사면과 인사권 문제는 어느 정도 조율이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 해체 (집무실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조율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요한 부분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만나서 얼굴 붉히고 헤어지면 대통령도 타격이고 당선인도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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