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뉴스 - 금리 급등·시장 냉각…한숨 깊어지는 '영끌족'·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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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시장 냉각…한숨 깊어지는 '영끌족'·다주택자

안재성 기자
기사승인 : 2022-01-17 16:57:28
6개월 새 한은 기준금리 0.75%p ↑…"지속 상승 확정적"
주택 수요 실종에 발만 '동동'…"1억 이상은 낮춰야 가능"
문 모(55·남) 씨는 주택임대사업자다. 주택 십여 채를 가지고 있지만,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 덕분에 '종부세 1억'은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요새 점점 금리가 높아지면서 날로 증가하는 이자부담 때문에 걱정이 크다. 이미 작년 상반기보다 매월 이자부담이 100만 원 가량 늘었는데,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 씨는 보유 주택 중 2~3채 가량 매각을 검토 중이다. 

조 모(38·남) 씨는 서울과 경기도에 각각 주택을 한 채씩 보유한 2주택자다. 집값이 계속 오를 거란 기대감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했는데, 근래 주택 보유세와 대출 이자가 전부 급증하면서 고민이 깊다.

한 채를 매각하려고 공인중개사와 의논해보니 공인중개사는 "두 달 전 실거래가보다 1억 원 이상은 낮춰야 매수자 측에서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지금 팔기는 왠지 아깝지만 기다리다가 가격이 더 내려갈 수도 있어서 조 씨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영끌 다주택자'들이 이자부담 증가에 신음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 단지 전경. [UPI뉴스 자료사진]

지속적인 금리 상승세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산 이들은)'과 다주택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이번달까지 6개월 새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1.25%는 아직 완화적이며, 1.50%도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발언, 지속적인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2.00%까지 갈 거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57~5.51%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말(2.62~4.19%) 대비 하단은 0.95%포인트, 상단은 1.32%포인트씩 급등한 수치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고 가산금리 추가 상승분이 더해지면, 오래지 않아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6% 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영끌 매수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판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금이 많을수록 이자 부담도 더 빠르게 무거워지는 추세"라면서 "특히 다주택자는 위험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추가 대출을 받기보다 부채 규모 축소에 집중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영끌 다주택자들이 더 고민스러운 부분은 이미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178.94로 전달(180.36)보다 0.79% 떨어졌다. 이 지수가 내려간 건 2020년 4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금리 상승이 매수 수요를 냉각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실거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금리 변수가 44.5%로 가장 높았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매수 수요자들이 한동안 숨을 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도 "수요자 이탈로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시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새는 최고점 대비 1억 원 이상은 가격을 낮춰야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 부담을 견디다 못한 다주택자들이 요즘 가격에 대해 문의했다가 한숨을 내쉬는 케이스가 많다"고 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비싼 이자를 계속 물면서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가격이 떨어지면서 차입을 통해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이 자산 처분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집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팔아야 한다는 흐름이 생겨날 수 있다"며 "그 경우 하락 매물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집값 하락세를 더 부추길 전망이다. 한은은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부채 축소와 함께 주택가격 동반 하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 위원은 "상반기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현재 집값은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와 있는 상태"라면서 "지금보다 20% 가량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은 이미 정점을 찍었고, 앞으로 하락세를 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최대 35%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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